이케아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온 롯데그룹이 한샘을 품는다. /뉴시스
이케아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온 롯데그룹이 한샘을 품는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롯데그룹이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을 사실상 품에 안게 됐다. 한샘이 ‘깜짝 매물’로 나온 것부터 그동안 M&A 시장에서 잠잠했던 롯데그룹이 참전해 결국 대형 유통 3사 모두 가구계열사를 확보하게 된 점 등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뿐만 아니다. 한샘과 롯데, 그리고 이케아가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된 점도 눈길을 끈다.

◇ 잠잠했던 롯데, 한샘 품다

롯데그룹이 한샘을 품었다. 앞서 지난 7월 한샘 인수 양해각서를 체결한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손을 잡게 된 것이다. 롯데쇼핑은 IMM PE가 설립하는 사모펀드에 2,995억원을 출자해 약 5%의 한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우선매수권도 확보해 향후 한샘을 완전히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이베이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고, 배달앱 요기요 인수전엔 참여조차 하지 않았던 롯데그룹은 이번 한샘 인수를 통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부문은 물론, 건설 및 화학부문과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그동안 M&A 시장에서 다소 잠잠했던 롯데그룹은 모처럼 인수에 성공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앞서 이베이 인수전에서 라이벌 신세계에 밀려 고배를 마셨고, 관심을 모았던 배달앱 인수전엔 참여조차 하지 않았다. 그룹 차원의 마지막 인수는 2015년 KT렌탈과 삼성그룹 화학부문을 품었던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쇼핑만 놓고 보면 2012년 하이마트 인수가 마지막 대형 M&A였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한샘과 롯데그룹, 이케아가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됐다는 점이다.

‘가구공룡’이라 불리는 글로벌기업 이케아는 2014년 국내 진출 이후 한샘과 뚜렷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다. 주목할 점은 이케아가 그동안 롯데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것이다.

이케아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광명점 바로 옆엔 롯데몰 광명점이 나란히 위치했다. 이는 단순한 대형 가구매장을 넘어 초대형 복합쇼핑몰의 형태를 띠게 된 것으로, 골목상권 침탈·의무휴업 제외 등의 논란을 부추겼다.

이케아와 롯데그룹의 끈끈한 관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후 순차적으로 문을 연 이케아 고양점과 기흥점, 동부산점 모두 롯데아울렛과 나란히 들어섰다. 

그런데 이처럼 ‘이케아의 짝꿍’으로 자리매김했던 롯데그룹이 이번엔 이케아의 라이벌을 품었다. 물론 이케아와 롯데그룹, 롯데그룹과 한샘의 관계는 각각 성격이 다른 측면이 있지만,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 모습이다.

이는 가구부문을 향한 롯데그룹의 갈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마침내 그 갈증을 풀어낼 수 있게 된 롯데그룹이 한샘을 통해 어떠한 시너지를 창출해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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