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2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이재명,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호남 경선을 앞두고 두 후보가 치열한 호남 민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2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이재명,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호남 경선을 앞두고 두 후보가 치열한 호남 민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호남 지역 경선을 앞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기싸움이 팽팽하게 전개되고 있다.
 
호남 경선은 오는 25일 광주·전남에서, 26일에는 전북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추석 당일인 오는 21일부터 온라인 투표가 시작된다.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은 권리당원만 20만명이 포진하고 있는 호남에서 사실상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호남 경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명 지사 측의 목표는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하는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지금까지의 누적 득표율에서 51.41%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누적 득표율이 60% 이상을 넘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 지사 캠프는 호남 경선을 앞두고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지사 측은 이낙연 전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가 호남 민심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경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의 지지표가 같은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쏠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 이재명 캠프, ‘호남 민심 잡기’ 총력전 돌입 선언

이에 이재명 캠프는 15일 호남 지역 승리를 통해 ‘5연속 과반 압승’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현직 국회의원 50여명으로 구성된 ‘열린 캠프’ 의원단이 ‘호남 민심 잡기’ 총력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열린캠프 의원단이 특정 지역에서 총집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열린캠프 의원단은 오는 17일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인근 전일빌딩245에서 집결해 이재명 지사와 함께 ‘광주·전남·전북 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한 뒤 호남 각지에 흩어져 ‘호남 표심 잡기’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정성호 총괄특보단장, 우원식 선대위원장, 조정식 총괄본부장 등 핵심 지도부는 지난 11일부터 먼저 호남 지역 각지를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오는 16일 오후 광주·전남·전북 지역 TV토론 참가를 시작으로 19일까지 3박 4일 동안 호남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재명 캠프’ 국민소통본부장인 윤영덕(광주 동구남구갑)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호남 당원들이나 선거인단들도 마음을 정해야 되는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으므로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며 “결국은 정권재창출이라고 하는 염원에 호남의 민심이 모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가 호남 민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아무래도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쳤기 때문에 전혀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대세적 흐름을 바꿀만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호남 지역 정세균 지지표’ 향배에 대해서는 “지역적 연고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결국 본선 경쟁력을 갖춘 후보 선출을 통해서 정권재창출을 이뤄내야 한다는 지역민의 바람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 '의원직 사퇴' 승부수 던진 이낙연 캠프

이낙연 전 대표는 첫 순회 경선 지역이었던 충청에서 28.19%를 얻는데 그치면서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은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31.45%를 획득해 누적 득표율 30%(31.08%)를 돌파하면서 반전의 불씨를 만들어냈다고 보고, 호남 경선에서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국회의원직을 내놓는 결연함을 보인 것이 호남 민심을 움직이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그동안 이 전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를 만류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박병석 국회의장까지 찾아가 사직안을 처리해줄 것을 부탁했다. 결국 이 전 대표의 사직안은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총 투표수 209표 중 찬성 151표, 반대 42표, 기권 16표로 가결됐다.

의원직 사퇴로 배수진을 친 이낙연 전 대표는 호남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설훈, 윤영찬 의원 등은 이날 오전 전북도의회 의총 회의실에서 ‘이낙연 캠프 전북 현장 회의’를 개최하며 호남 민심에 공을 들였다.

대구·경북 지역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 40여명은 이날 광주시청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감당할 기둥이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정신과 자랑스러운 호남의 민주주의 가치를 계승할 이낙연 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과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호남 민심을 향해 “이낙연 후보가 사즉생의 각오로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지 일주일만인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사직안이 통과되었다”며 “이낙연이야말로 가장 호남답고 민주당다운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일부 여론조사 결과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지사를 호남에서 앞섰다고 강조하며 “이제 호남의 민심은 이낙연 후보를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고비마다 충의 및 민주주의를 지켜왔던 호남인들께서 될 것 같은 후보가 아닌 ‘돼야 할’ 후보 이낙연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주시기 바란다”며 “호남은 호남 정신에 부끄럽지 않는 호남다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 캠프가 언급한 여론조사 결과는 여론조사업체 PNR이 뉴데일리와 시사경남 공동 의뢰로 10~11일 실시한 ‘민주당 당내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다. 이 조사 결과 광주·전남북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38.4%, 이재명 지사가 33.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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