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가  배임·횡령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리치앤코 홈페이지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법인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가 뒤숭숭하다. 최근 경찰이 리치앤코의 임직원들의 배임·횡령 의혹과 관련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기 때문이다. 오너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대표이사를 교체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꾀했지만 당분간 살얼음판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선임된 공태식 대표이사의 부담도 클 전망이다.

◇ 경찰, 경영진 횡령·배임 의혹 관련 고강도 수사 본격화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보험대리점 리치앤코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리치앤코 전직 대표 등 관계자들이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고소장을 지난 5월 접수한 후, 관련자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배임·횡령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를 해왔다. 

또한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리치앤코 측이 모 국회의원(무소속)의 전직 보좌관에게 지난해부터 월 수백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의혹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압수수색은 횡령 및 배임 혐의와 관련된 수사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리치앤코는 2006년 설립한 대형 법인보험대리점이다. 작년 매출액 기준 업계 4위 규모의 독립보험대리점이다. 작년 매출액은 3,312억원, 영업이익은 1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8.6% 늘고 영업이익은 2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치앤코는 올해 상반기 기준 지점 86개, 설계사 3,986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치앤코는 2006년 한승표 창업자가 설립한 후, 빠른 성장세를 이어온 곳이다. 한승표 창업자는 설립 이래 줄곧 대표이사직을 맡아오다 최근 돌연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다. 현재 그는 이사회 의장직만 맡고 있다. 한승표 창업자는 리치앤코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공태식 부사장이 선임됐다. 공태식 대표는 PCA생명(현 미래에셋생명) FC채널 상무, 뉴욕생명 FC채널 전무, 에셋마스터 대표이사 등을 지낸 뒤 2014년 리치앤코에 합류한 인사다. 이후 리치앤코 제1총괄사업부문 대표, 부사장을 거쳐 이번에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뒷말이 적지 않았다. 리치앤코 측은 대면 영업 채널의 성장세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신임 대표로 승진 임명됐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선 최근의 경찰 수사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돌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고강도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업계의 이목은 더욱 집중되는 모양새다. 신임 수장인 공 대표의 어깨도 무겁게 됐다. 불미스런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기업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업종 특성상, 이슈가 지속될 경우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아울러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내부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공 대표는 당분간 뒤숭숭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리치앤코에 대한 경찰 수사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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