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색자’(감독 김민섭)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콘텐츠판다
영화 ‘수색자’(감독 김민섭)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콘텐츠판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아무나 들어갈 수도 나갈 수도 없는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신선한 ‘밀리터리 스릴러’를 완성하고자 했지만, 실패다. 군대 내 의문사, 총기 사건 등 군의 어두운 현실을 담아내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지만, 이 역시 실패다. 아쉬움만 남긴 영화 ‘수색자’(감독 김민섭)다. 

어두운 밤 총성이 울린 후 파견 나온 교육장교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같은 시각 출입통제구역 DMZ로 탈영병이 도주하는 일이 발생하고, 3소대는 DMZ 수색 작전에 긴급 투입된다. 그곳에서 대원들은 탈영병도, 수색 대원도 아닌 정체불명의 병사를 목격하고, 그때부터 알 수 없는 죽음의 릴레이가 시작된다. 

‘수색자’는 교육장교가 의문사한 날, 탈영병이 발생하고 출입통제구역 DMZ로 수색 작전을 나간 대원들이 광기에 휩싸인 채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다.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돼 실체를 알 수 없는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끊임없이 발생하는 군대 내 어두운 사건들을 담아내 장르적 재미는 물론,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수색자’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송창의(위)와 송영규. /콘텐츠판다
‘수색자’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송창의(위)와 송영규. /콘텐츠판다

안타깝게도 결과는 ‘대실패’다.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그 깊이가 얕아 마음에 가닿지 않는다. 촘촘하지 않은 스토리와 장황하고 늘어지는 전개, 평면적이고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 그리고 몇몇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까지 더해져 11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참 더디게도 흐른다. 

우선 짜임새가 너무 헐겁다. 탈영병 검거 작전에 투입된 3소대와 임소연 중위(도은비 분)의 사망 사건을 파헤치는 조사관 강성구(송창의 분)의 이야기가 하나의 큰 줄기로 연결되는데, 그 과정이 장황하고 산만해 몰입을 방해한다. 특히 3소대 대원들에게 발생하는 사고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반복적으로 그려져 긴장감을 주지 못하고,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 역시 허술해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다. 

새로운 얼굴로 채운 ‘수색자’. 사진은 김영재와 (위 왼쪽) 김지웅. /콘텐츠판다
새로운 얼굴로 채운 ‘수색자’. 사진은 김영재와 (위 왼쪽) 김지웅. /콘텐츠판다

캐릭터도 평면적이다. 과거 군 비리 사건을 파헤치려다 찬밥 신세가 된 만년대위 강성구부터 비밀을 감추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대장 백영철 중령(송영규 분)과 소대장 조성훈 중위(장해송 분), 사건 덮기에만 급급한 김택진 군의관(이현균 분), 3소대 부대원들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이미 숱한 영화에서 소비된 전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몇몇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도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 일반 부대원들은 대부분 신예 배우들로 채웠는데, 어색한 표정과 말투, 인물의 감정을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아쉬운 연기력이 몰입을 방해한다. 또 영화 전반적으로 ‘올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021년에 개봉하는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사운드부터 미장센, 화면 전환 등 모든 것이 촌스러워 아쉬움을 남긴다.

연출자 김민섭 감독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방관자적인 모습을 되돌아보고 진실이라는 힘이 부조리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관객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다. 오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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