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 측은 이재명 후보의 ‘수박 기득권’ 발언에 대해 ‘호남 비하’ 표현이라고 비판을 가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 측은 이재명 후보의 ‘수박 기득권’ 발언에 대해 ‘호남 비하’ 표현이라고 비판을 가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대장동 개발 의혹’을 놓고 충돌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번에는 이 지사의 ‘수박 발언’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 민주당 안팎에서 자신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판 공세에 대해 “저에게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며 “이젠 보수언론과 국민의힘 그리고 민주당내 인사들까지 수익 환수 덜했다고 비난하니 기가 찰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 지사가 언급한 ‘수박’이라는 표현은 극우성향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시작된 호남을 비하하는 ‘혐오 표현’이라며 비판을 가했다.

‘이낙연 캠프’ 이병훈 대변인은 지난 22일 논평을 내고 “경선 내내 이재명 후보의 지지자들은 이낙연 후보의 지지자들을 문파, 똥파리, 수박이라고 공격하면서 이들에 대한 차별과 적개심, 언어적 폭력을 선동해왔다”며 “이제는 이재명 후보마저 ‘수박’이란 혐오 표현을 사용하기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수박’이란 혐오 표현을 정치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말아달라”며 “호남을 비하하고 차별하기 위해 만든 일베의 언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겉과 속이 다른 기득권자들에 대한 관용구로 쓰고 있다고 해도 이 또한 상대 후보와 캠프에 대해 혐오와 배제를 선동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것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의 문제이고,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과 연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호남 비하 언어라고 지적되고 있다”며 “호남인들이 싫어하는 말이라면 일부러 쓰지 않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서 쓰지 말아 달라고 했을 텐데 (이 지사가) 굳이 썼다. 감수성의 결핍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 측은 ‘수박’이라는 표현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라며 호남 비하 표현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재명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겉과 속이 다르다고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인데 그렇게까지 해석해가면서 공격할 필요가 있냐고 생각한다”며 “겉과 속이 다른 예로 말한 것을 문맥으로 다 알 수 있는데 그것만 똑 떼어서 다른 의미가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대 수석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수박이라는 표현은 겉과 속의 색깔이 다르다는 것을 언급한 것이다. 수박이라는 표현이 호남 관련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 분들이 없었다”며 “왜 자꾸 호남 비하로 연결하는지 이건 셀프 디스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이재명 지사 두둔에 나섰다. 추 전 장관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결국 개혁에 말만 앞서고 실천하지 않는 그런 것에 대해서 좌절한 지지자들이 민주당에 대해서 실망했다는 이 표현을 그냥 겉 다르고 속 다르다. 과일 수박에 비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게 일베 용어라고 하는 또 호남 특정 지역을 비하한다, 라고 하는 주장은 좀 어처구니없다”며 “실제 왜 그런 비판을 받고 있는지조차도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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