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호텔사업에 진출했던 제주항공이 코로나19 사태로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제주항공
2018년 9월 호텔사업에 진출했던 제주항공이 코로나19 사태로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제주항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제주항공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나섰던 호텔사업이 코로나19 사태라는 암초에 걸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할 무렵 초유의 악재가 드리운 씁쓸한 ‘타이밍’에 한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은 다른 LCC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항공수요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이렇다 할 대책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상처가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제주항공에겐 아픈 구석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호텔사업이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던 LCC업계를 주도해온 제주항공은 2018년 대대적인 사업다각화에 나선 바 있다. 지상조업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호텔사업에도 뛰어든 것이다.

제주항공은 2018년 9월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 294실 규모의 호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를 오픈했다. 출발은 좋았다. 첫해엔 적자가 불가피했지만, 이듬해인 2019년부터 곧장 100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야심찬 행보는 이내 커다란 암초를 만나고 말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호텔사업도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제주항공의 호텔사업부문은 지난해 고작 35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데 그쳤는데, 영업손실 규모는 이를 뛰어넘는 36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제주항공 호텔사업부문은 올해 상반기 1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21억원의 영업손실을 남겼다. 가뜩이나 본업인 항공운송사업부문이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호텔사업부문이 실적 악화를 가중시킨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선 타이밍이 뜻밖의 부메랑이 돼 돌아오게 된 모습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향후 호텔사업부문의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제주항공의 호텔사업은 외국인 자유관광객에 초점이 맞춰졌다. 따라서 국내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만으로는 눈에 띄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 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전 세계적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외국인 관광객 수요 회복은 요원하기만 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