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면서  정보통신(IT)기술 기반의 ‘펫테크(Pet-tech)’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국내외 다양한 IT기업들은 펫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최근 길을 다니다보면 강아지나 고양이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어 우리나라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크게 늘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반려동물을 돌보는데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 시장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받고 있는 시장은 정보통신(IT)기술 기반의 ‘펫테크(Pet-tech)’ 시장이다.

◇ 펫테크 시장, ‘폭발적 성장세’… 2027년까지 200억달러 규모 성장

펫테크란 반려동물(Pet)과 기술(Technology)을 합성한 신조어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IT기술이 결합한 형태의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 및 제품을 일컫는 말이다. 개와 고양이의 목에 차는 IoT기술 기반의 목걸이나 반려동물의 울음소리, 체온, 심박수 등을 측정해 현재 기분을 AI기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하는 제품 등이 대표적인 펫테크 서비스라 볼 수 있다.

IT업계에서는 펫테크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펫테크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 200억달러(한화 23조4,8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펫테크 산업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펫테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에 맞는 서비스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농릭축산식품부에서 올해 4월 발표한 ‘2020년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는 지난해 기준 638만 가구로 전체 2,304만 가구의 27.7%를 차지했다.  즉,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분의 1 가까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펫테크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보유한 것은 자동급식기와 자동급수기다. KB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 급식기’와 ‘자동 급수기’는 전체 펫테크 이용자 비율의 39.4%를 차지했다./ 사진=Amazon 홈페이지 캡처

여기에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도 펫테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났고, 재택근무가 증가해 반려동물과의 접촉시간이 늘면서 근무 중에도 반려동물을 편하게 돌볼 수 있는 IT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마켓인사이트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국가에서 의무적인 이동 제한을 걸고 있음에 따라 펫테크 산업 성장이 촉진되고 있다”며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자신이 기르는 반려동물들에게 도움이 되는 추적기나 와이파이 목걸이 등 스마트 펫테크 기기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급성장하는 펫테크 시장에서는 어떤 기술과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을까. KB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 급식기’와 ‘자동 급수기’가 전체 비율의 39.4%를 차지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펫테크 기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니터링을 위한 홈 CCTV와 카메라(30.3%) △반려동물 전용 자동 장난감(26.1%)이 그 뒤를 이었다.

KB경영연구소 연구진들은 “펫테크 기기를 사용하는 반려가구들은 반려동물 고립 대책, 반려동물 안전과 건강관리와 양육 편의성 면에서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동 급식기와 자동 급수기의 경우 ‘외출 시 걱정이 줄었다’고 답변한 비율이 78.7%, 모니터링을 위한 ‘홈 CCTV’에 만족한 이유로 ‘외출 시 걱정이 줄었다’는 답변이 전체 79.3%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기업 및 스타트업들은 펫테크 기기 및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AI로봇 청소기 제트봇 AI+를 선보였다. 해당 모델은 관찰 카메라를 통해 반려동물 보호자가 집 밖에서도 반려동물의 모습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동물이 놀라거나 다치지 않도록 AI기반의 펫 케어 기능을 탑재했다./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 국내 펫테크 시장도 급성장…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풍덩’

우리나라에서도 펫테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반려동물 가구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KB경영연구소에서 최근 발표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돌보기 위해 펫테크 기기를 이용하는 반려동물 가구는 전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증 64.1%를 차지했다. 

이에 국내 대기업들 역시 펫테크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월 CES 2021에서 AI 로봇 청소기 ‘제트봇 AI+’를 선보였다. 해당 기기에는 관찰 카메라가 부착돼 반려동물 보호자는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반려동물의 모습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함께 있을 때 놀라거나 다치지 않도록 청소하는 AI 기반 딥러닝 인식 기술 기반 펫 케어 기능도 탑재됐다.

국내 이동통신사 역시 펫테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KT는 반려동물과 반려동물 보호자가 함께 이용 가능한 펫 맞춤형 TV서비스 ‘왈하우스’를 서비스 중이며, LG유플러스는 반려동물 전용 UI로 24시간 실시간 케어할 수 있는 U+ 스마트홈 펫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엔 반려동물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AI기반의 수의용 영상진단 보조솔루션 개발을 위해 지난 6월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IT업계에서 펫테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스타트업 및 강소기업들이다. 특히 너울정보에서 개발한 '펫펄스'의 경우 AI기반의 딥러닝 기능을 통해  반려견의 음성과 활동데이터를 분석해 행복·슬픔·불안·분노·안정 등 5가지 감정으로 해석 가능하다. 해당 제품은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인 ‘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CES 2021, 펫펄스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국내 IT업계에서 펫테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스타트업 및 강소기업들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펫테크 서비스로는 IoT전문 스타트업인 너울정보와 핏펫을 꼽을 수 있다.

먼저 너울정보에서 개발한 펫펄스는 반려견 음성 분석 서비스다. 목걸이 형태의 펫펄스 기기는 AI를 활용해 착용한 반려견의 음성과 활동데이터를 분석해 행복·슬픔·불안·분노·안정 등 5가지 감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은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인 ‘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형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스타트업 ‘핏펫’에서 개발한 ‘어헤드’와 ‘디텍트’ 대표적인 국내 펫테크 서비스 중 하나로 꼽힌다. 반려동물 간이 건강 점검키트인 어헤드는 반려동물의 소변만으로 반려동물의 이상 징후를 검사할 수 있으며, 검사결과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알려준다. 반려동물 신원확인 솔루션인 디텍트는 반려동물의 비문(고유의 코 무늬)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해당 반려동물의 신원을 등록·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이다.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 정환수 연구원은 ‘펫테크 산업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반려동물 시장의 지속적 성장으로  반려동물 관련 제품 및 서비스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펫테크 산업이 부상 중”이라며 “미국 및 영국 위주로 전세계 펫테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펫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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