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8일 오후 광주 남구 한 미혼모시설을 방문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면서 민주당의 분열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8일 오후 광주 남구 한 미혼모시설을 방문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면서 민주당의 분열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면서 민주당의 분열 현상이 더욱 더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명낙대전’(이재명·이낙연 대전)이 격화되자 대선 본선에서 ‘원팀’이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경우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이 이탈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재명 지사가 지난 2014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공영개발로 추진한 대장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당은 둘로 쪼개졌다.

최근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던 이낙연 전 대표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국민들이 몇 가지 의심과 분노를 갖고 있는데 그게 바로 본질”이라며 다시 이 지사 공격을 시작했다.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싼 갈등은 이미 ‘명낙대전’을 넘어선 분위기다. 중립 지대에 머물고 있던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이재명 지사를 두둔하는 측과 비판적 입장을 보이는 측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대선 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김두관 의원은 대장동 의혹을 문제 삼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를 비판하며 이 지사를 적극 엄호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3일 CBS 라디오에서 “이 문제가 불거진 건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이 지사가 흠이 있는 것처럼 프레임에 가두기 위해 들고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두관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언론이 만들어내고 국민의힘이 나발불고 우리당 후보까지 부화뇌동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대장동 건은 보수기득권과 토건세력이 도발한 프레임 전쟁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공동대응’으로 이낙연 고립 시도?

대선 정국에서 아직 중립지대에 머무르고 있는 청와대 출신 친문인 윤건영·고민정 의원도 ‘야당 게이트’라며 방어에 나섰다. 윤건영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시에 뭐라고 했냐면 투자 수익은 민간에게 돌려라. 공공개발하지 말라고 하는 사실상 지시까지 내렸다”며 “이번 사건 원인 제공자는 지금의 국민의힘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고민정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게이트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뭔가 고구마 줄기 캐 나오듯이 나올 때마다 국민의힘과 관련된 분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과연 이 사안에 대해서 국민의힘에서 그렇게 자신만만할 수 있는 사안인가, 전 그렇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근 이낙연 캠프에 합류한 ‘친문’ 김종민 의원은 24일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대장동 사업 전체에 대해서는 우리 민주당이 혹은 이재명 캠프가 나서서 ‘이것은 이렇고 저거는 저렇다. 선후는 이렇다’라고 설명을 하면서 마치 우리가 감싸는 듯이 보이는 것은 저는 위험하다고 본다”며 “‘대장동 사업 전체가 아무 문제도 없다’라고 주장하는 거, 지금 그런 주장들을 몇 분이서 한다. 우리 민주당 차원에서라도 이거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장동 의혹과 관련 야당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돌린 추미애 전 장관과 김두관·윤건영 등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고맙다”고 밝힌 뒤 대선 경선 후보들에게 공동 대응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이재명 지사가 ‘이낙연 고립 작전’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명 지사는 “여러 후보님과 의원님들이 한결같이 걱정하시는 것은 국민의힘의 대장동 이슈 공세로 윤석열 검찰의 청부수사 의혹이 언론과 공론의 장에서 사라지고 덮여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당 후보님들의 공동대응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대장동 의혹’을 두고 이처럼 민주당이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대선 본선에서의 ‘원팀’은 더욱 더 요원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을 고리로 공동 대응을 제안한 것에 대해 제3자는 민주당의 원팀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며 “그러나 이 지사는 자신을 중심으로 민주당이 뭉치는 모습을 보여 이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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