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풍선이 코로나19 사태로 중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경영 전면에 복귀한 창업주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노랑풍선이 코로나19 사태로 중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경영 전면에 복귀한 창업주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꾸준하고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2019년 코스닥 시장에 데뷔까지 했던 노랑풍선의 실적이 예사롭지 않다. 가뜩이나 흔들리던 실적이 코로나19 사태를 만나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진 모습이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 경영 전면으로 복귀한 고재경 회장과 최명일 회장의 ‘처남-매부 경영’이 어떤 해법을 찾아나갈지 주목된다.

◇ 코로나19 직격탄 속 돌아온 창업자들

2001년 ‘출발드림투어’로 창립해 2003년 사명을 변경한 노랑풍선은 국내 여행업계 3위의 입지를 자랑하는 곳이다. 노랑풍선은 시장 전반의 성장세와 발맞춰 꾸준히 매출 등 실적을 키워왔으며, 2017년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뒤 2019년 1월 코스닥 시장에 데뷔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상장 직후 악재가 잇따르며 실적 부진의 깊은 수렁에 빠진 모습이다. 노랑풍선은 2018년 927억원의 매출액과 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실적이 이듬해이자 상장 첫해인 2019년 매출액 767억원, 영업손실 20억원으로 추락했다. 한일관계 악화, 홍콩사태 등 업계에 들이닥친 악재의 영향이 컸다.

그런데 이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여행업계 전반이 전례 없는 위기를 마주했고, 노랑풍선 역시 직격탄을 피할 도리가 없었다. 매출액은 199억원으로 급감했고, 영업손실은 63억원으로 불어났다. 1,000억원대 돌파를 목전에 뒀던 매출액이 불과 2년 새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노랑풍선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고작 12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적자가 올해는 상반기 만에 쌓인 것이다.

이처럼 중대 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노랑풍선은 지난해 경영진 교체라는 큰 변수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7월, 김인중 전 사장이 물러나고 고재경 회장과 최명일 회장이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다. 김인중 전 사장은 대한항공 출신으로 2016년 노랑풍선에 합류했으며, 2018년 1월부터는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한 바 있다. 고재경 회장과 최명일 회장은 노랑풍선의 공동창업주다. 즉,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경영 체제로 전환된 것이자 두 창업주가 3년여 만에 경영 전면으로 복귀한 것이다.

다만, 이 같은 변화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조치는 아니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김인중 전 사장은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했고, 시기가 시기인 만큼 다른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창업주들이 대표로 복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두 창업주는 여러모로 중요한 시기에 대표로 복귀하게 됐다. 노랑풍선은 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기도 했다.

실적 등 현재 상황은 더할 나위 없이 심각하지만, 노랑풍선의 전망이 마냥 암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선, 추석명절을 전후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긴 했지만, 한편으론 사이판 관광이 일부 재개되는 등 ‘트래블 버블’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또한 백신 접종률이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공론화되기 시작한 상태다. 이에 여행업계에서는 당장 폭발적인 회복세는 어렵겠지만 최악의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할 것이란 기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

노랑풍선은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OTA(Online Travel Agency) 사업을 준비해온 만큼,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큰 편이다. OTA는 개인 자유여행을 위한 플랫폼 서비스다. 노랑풍선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지난 3월 2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조달에 성공했는데, 이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예상하긴 어렵지만, 11월부터는 ‘위드 코로나’와 함께 상황이 조금 나아지기 시작하길 기대한다”며 “OTA의 경우 이미 준비가 완료된 상태인데, 현재로선 적극적인 활용이 어려운 만큼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곧장 성과를 기대할 순 없으나 향후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에 대응하는데 있어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돌아온 창업주’ 고재경 회장과 최명일 회장은 단순한 공동창업자가 아니라 ‘매부-처남’ 사이다. 상장이란 뜻 깊은 성과를 이룬 이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노랑풍선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