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상장 이후 롯데렌탈의 주가는 줄곧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상장 이후 롯데렌탈의 주가는 줄곧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여러모로 큰 주목을 받으며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던 롯데렌탈의 주가가 예사롭지 않다. 출발부터 비틀거리더니 좀처럼 내리막길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중책을 안고 수장 자리에 앉았던 김현수 대표의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진 모습이다.

◇ 롯데렌탈, 상장 이후 공모가 한 번도 못 넘어

올해 하반기 ‘대어급’ 상장주자로 꼽힌 롯데렌탈은 지난달 19일 코스피 시장에 데뷔했다. 하지만 ‘상장사’ 롯데렌탈의 행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성공적인 상장을 상징하는 ‘따상’은 고사하고,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낮게 형성된 뒤 하락세로 장을 마감한 것이다. 

이후 롯데렌탈의 주가는 더욱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상장 첫날부터 16거래일 동안 13거래일의 주가가 전일 대비 하락했고, 상승한 건 딱 하루뿐이었다. 이후 잠시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최근엔 급기야 4만원대마저 무너졌다.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공모가 위로 올라가보지 못한 채 공모가 대비 30% 이상 주가가 내려앉은 것이다.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기도 하다. 롯데렌탈은 상장 준비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과 일반청약 경쟁률 모두 비교적 저조한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즉, 애초부터 마뜩지 않던 시장의 시선이 상장 이후 주가를 통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롯데렌탈의 이러한 행보에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일반 투자자들의 불만과 원성은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힘을 쓰지 못하는 주가로 속이 타는 것은 비단 투자자들만이 아니다. 중책을 안고 롯데렌탈 수장 자리에 앉은 김현수 사장도 고심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손해보험과 롯데물산에서 대표를 역임한 바 있는 김현수 사장은 지난해 8월 롯데렌탈로 자리를 옮겼다. 상장이란 중요한 당면과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재무통’으로 꼽히는 김현수 사장이 중책을 맡을 적임자로 낙점됐던 것이다. 하지만 상장 흥행은 물론 상장 이후 주가 흐름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모습이다.

특히 상장사로 거듭난 롯데렌탈이 롯데그룹에서 지니는 의미를 고려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롯데렌탈의 최대주주는 호텔롯데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는 동시에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를 받고 있다. 이는 롯데그룹이 일본기업이란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핵심 이유다. 이에 롯데그룹은 호텔롯데의 상장이란 해묵은 숙제를 안고 있다. 

롯데렌탈은 바로 이 과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중요한 존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렌탈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호텔롯데의 기업가치 또한 크게 상승해 상장의 원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롯데렌탈 관계자는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등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를 파악하고 있으며 대책 또한 강구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사안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내에서 줄곧 성공가도를 달려온 김현수 사장이 롯데렌탈의 주가 반등을 이끌며 자신의 능력을 다시금 입증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은 무엇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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