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의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해 압박에 나섰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뇌물수수 및 배임 혐의로 전격 구속된 가운데 국민의힘이 일제히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한 공세를 강화했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가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논평을 내고 “법원도 대장동에서 벌어진 범죄의 심각성과 사안의 급박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전방위적 수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의 오른팔이라는 뜻에서 ‘우동규’라고 불린 인물”이라며 “이 지사가 이제 와서 ‘측근 그룹에 끼지도 못한다’며 손절하려 하지만 그 말을 믿을 국민은 없다”고 압박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3일) 오후 뇌물수수 및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으로 있으면서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사업자 선정, 수익 배당구조 설계 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되자 곧장 칼날을 이 지사에게 겨눴다.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만큼, 이 지사와 이번 사안의 연관성을 강하게 의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지사는 이같은 ‘측근 설’에 대해 “가까운 그룹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공세에 가담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에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라며 “드디어 대장동 게이트의 꼬리가 잡혔다”고 말했다. 이어 “꼬리를 당기면 몸통이 나올 것”이라며 “그런데 몸통은 ‘내 꼬리가 아니다’라고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전 본부장을 ‘꼬리’에 이 지사를 ‘몸통’에 빗댄 것이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실무자 유동규’가 구속됐으니 ‘설계자 이재명’ 후보 차례”라며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기 전에 신속하게 몸통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희대의 대국민 사기극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곧 ‘이재명 공동체’의 민낯이 드러날 것”이라며 “국민을 원숭이 취급하며 세 치 혀를 놀리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특검’을 재차 강조하며 이 지사를 압박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사업공동체 관계인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됐으니 이 지사는 어떤 교묘한 언변으로도 발을 뺄 수 없을 것”이라며 “지사직에서 사퇴하고 특검을 수용하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도 “꼬리 잡힌 이 지사는 즉각 사퇴하고 특검 수사를 자청하라”고 압박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 지사가 자신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국민의힘을 향해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인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대장동 화천대유 게이트로 이재명을 의심하는 국민은 모두 돼지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부끄러움이 없고 정말 잘못도 없다면 특검 수사를 받으시라”며 “국정조사도 특검도 모두 피하려고만 하면서 입으로 당당한가”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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