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자동차, 스마트폰을 비롯한 국내외 IT 산업계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어난 비대면 수요 증가, 반도체 생산 파운드리 공급 부족 문제로 발발한 반도체 품귀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다.

◇ 지속되는 반도체 부족… 자동차, 스마트폰 등 IT업계 전체 ‘흔들’

먼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산업 분야는 자동차 업계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자동차 매출액과 생산량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에서 9월 2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 업체의 매출은 247조원(한화 2,10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 손실액과 함께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감소도 77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알릭스파트너스 마크 웨이크필드 자동차 부문 글로벌 공동 대표는 “지금쯤이면 반도체 공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안타깝게도 말레이시아 봉쇄 조치 등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반도체 수급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부족은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여러 공급 차질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현재 자동차 업계는 철강과 레진(Resin) 등 핵심 소재 부족뿐만 아니라 인력 부족마저 겪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자동차업계 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IT산업 분야인 스마트폰 시장 역시 반도체 품귀 현상에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신 글로벌 스마트폰 분기별 출하량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4억1,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에 예상했던 14억5,000만대보다 약 2.8% 줄어든 수치다. 연간 성장률도 기존 예상치인 9%에서 3%p 감소한 6%로 예측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부족 현상은 스마트폰 시장을 괴롭혀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해왔다. 하지만 기업들의 창고에 보관돼 있던 반도체들은 바닥을 치고 있고 새로운 부품들은 요청한 만큼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톰 캉 연구이사는 “반도체 부족은 스마트폰 생태계의 모든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삼성, OPPO, 샤오미 등 주요 업체들이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애플은 모바일 AP 부족 상황에서 가장 탄력있고 가장 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국무역협회는(KITA)는 ‘Brookings 팟캐스트 : 반도체 품귀 현상의 원인과 향후 전망’ 통상뉴스를 통해 “과거에도 여러 반도체 공급부족이 있었으나 당시에는 주로 메모리와 같은 특정 제품에 한정됐었다”며 “반면 현재는 자동차 및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군에 반도체칩이 사용되면서 여러 제품의 수요가 반도체 대란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 업계의 경우도 여러 변수로 인해 실제 수요량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워 공급 스케쥴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반도체 공장 신설에는 통상 약 100억달러의 비용과 3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돼 반도체 수급난을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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