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 앞에서 경기사회복지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을 적극 활용해 여당 분열을 자극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 앞에서 경기 사회복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을 적극 활용해 여당 분열을 자극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국민의힘이 ‘대장동 의혹’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본선 대응에 본격 나선 분위기다.

민주당 대선 경선은 아직 서울·경기 순회 경선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과반 득표율을 유지하고 있는 이 지사가 사실상 결선투표 없이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쥔 것으로 평가한다.

이에 국민의힘은 여당 유력 후보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탈환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간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이는 여권의 분열을 자극해 지지층 결집을 막고 일부 이탈하는 지지층을 국민의힘으로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을 적극 활용해 민주당 내 ‘이재명 대 반이재명’ 세력의 갈라치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대장동 의혹 관련 자료들을 민주당 내 ‘반이재명파’가 갖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 ‘이나땡(이재명이 나오면 땡큐)’이라는 조어를 집중 부각시켜 여당 지지층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 이재명 대 반이재명 갈라치기 

이준석 대표는 5일 CBS 라디오에서 “결국에는 이 자료(대장동 의혹)의 상당 부분은 민주당 내 경선 과정 중에서 민주당 내 다른 파벌이 사실 자료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도 역사의 반복이다. 옛날에 이명박 전 대통령 자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다 들고 있었고, 박 전 대통령 쪽 자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들고 있었고 나중에 그거 10년씩 다들 들고 터트리다가 지금 두 분 다 문제된 거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결국은 이 지사가 (다른 파벌에 의해) 후보에서 사퇴 당할 것이라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실체가 규명된다면 당연히 지금보다는 정치적으로 큰 책임을 져야 될 상황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전날 KBS 라디오에서는 “이나땡, ‘이재명 나오면 땡큐’ 이런 상황이 나오는 거 아니냐”면서 “이 사안(대장동 의혹)에 대해서 이재명 지사가 합리적인 해명을 못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여당 후보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경선 캠프 이상일 공보실장은 지난 3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가 연승으로 당 대통령 후보를 거의 확정한 만큼 미리 축하한다”며 “그러나 대장동의 진상이 드러나면 민주당엔 후회와 한탄이 가득할 것이며, 후보 교체론이 분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민주당에선 싸늘해진 민심에 불안감을 느낀 이들이 후보 교체론을 들고 나와 이 후보 측과 충돌하고, 당은 대혼돈에 빠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면서 “이재명 후보의 당 대통령 후보 등극이 민주당을 대선 참패와 몰락의 길로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나오는 건 이런 까닭에서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였던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도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지사와 대장동 의혹의 연관성을 집중 부각시키며 “이재명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최종 결정난다해도 돌발변수는 너무 많다”면서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 당 내부로부터 후보교체론이 제기되거나 아니면 이재명파와 반이재명 친문파로 쪼개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 측은 국민의힘이 이간책으로 여당 분열을 자극하자 민주당 지지층의 불안감이 확대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그렇지 않아도 당 안팎에서는 심각한 경선 후유증 때문에 본선에서 ‘원팀’이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 지사가 본선에 진출할 경우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 일부가 이탈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재명 캠프 현근택 대변인은 MBC 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되면 극심한 내홍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희망사항이라고 보는데 어찌 보면 당내 분열을 부추기겠다, 이런 생각인 것 같다”고 일축했다.

현 대변인은 “후보교체나 그런 얘기는 안 나올 거라고 보고 있다”며 “대부분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교체론이 우세하게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도 당연히 위기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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