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훈 대구은행장이 취임한 지 어느덧 1년을 맞았다. /대구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임성훈 대구은행장이 취임한 지 어느덧 1년을 맞았다. 그는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반등시키는 등 경영성과를 일궈냈지만 여전히 어깨는 가볍지 않다. 경기변동성에 따른 잠재 리스크 및 가계대출 관리, 해외 부동산 매입 사고 수습 등 다양한 경영현안을 마주하고 있어서다.

◇ 대구은행, 상반기 실적 반등세 이끌어

임 행장은 지난해 10월 7일 대구은행장에 공식 취임했다. 그는 DGB금융지주 출범 이래, 첫 단독 은행장이다. DGB금융은 출범 이래 줄곧 지주 회장이 행장직을 겸직하는 체제를 유지해오다 2018년 은행장직 분리 독립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 적절한 후보를 구하지 못하면서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2019년 1월부터 1년 9개월간 한시적으로 행장직을 겸직했다. 지난해 행장 인선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DGB금융은 김태오 지주 회장과 임성훈 행장의 투톱체제를 드디어 출범시켰다. 

임 행장은 차기 DGB금융그룹 경영자 육성프로그램을 거쳐 은행장에 선임된 첫 케이스다. 그는 1982년 입행한 뒤 여러 부서와 보직을 거치면서 40년간 대구은행에서만 재직한 내부 출신으로, ‘영업통’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이 실적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시기에 취임한 만큼 그의 어깨는 무거웠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익이 감소하는 등 실적이 썩 좋지 못했다. 

하지만 임 행장 체제를 맞이한 후, 실적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대구은행은 올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약 39% 증가한 1,927억원을 기록했다. 양호한 여신 성장과 마진 개선을 통해 이자이익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지역 건설경기가 회복되면서 비이자 수익 또한 크게 증가한 것도 실적 반등을 견인했다. 여기에 대손비용률과 NPL비율, 연체율 등 주요 건전성 지표가 개선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 가계대출 관리·캄보디아 부동산 매입 사고 후폭풍 수습 과제 

이처럼 올 상반기 실적면에선 합격점을 받았지만 임 행장의 어깨는 가볍지 않다.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되면서 은행권의 수익성 확대가 기대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잠재 리스크 및 가계대출 관리 등 여러 숙제가 그의 앞에 놓여있다.

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규모가 크게 증가세를 보이자 은행권 ‘대출 옥죄기’에 나섰다. 이에 은행권은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라 대출한도를 축소하거나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대구은행 등 지방은행도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등 ‘대출조이기’ 동참에 나선 상태다. 당국이 가계대출 억제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가계대출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여기에 대구은행은 또 한 가지 부담도 품고 있다. 캄보디아 부동산 매입 손실 사태와 관련된 후폭풍이다. 지난해 대구은행은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DGB스페셜뱅크(SB)를 통해 캄보디아 부동산 매입을 추진했다가 큰 손해를 볼 위기에 처해있다. 대구은행은 해당 부동산을 매입하기 위해 계약금 및 중도금 명목으로 약 135억원을 선 지급했는데, 계약상 문제가 생겨 이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캄보디아 부동산 매입 계약 사고가 터진 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고강도 정기 경영실태평가를 받았다. 또한 현재 검찰 수사도 받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 3월 캄보디아 현지 직원들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달 말에도 대구은행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을 벌였다.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자세한 사건 경위와 책임소재가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임 행장은 이 같은 사건에 대한 후폭풍 수습 및 내부통제시스템 강화 등 여러 과제도 마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임 행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은행의 안정적인 실적을 견인하고 각종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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