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골목 상권 침해 요소가 있는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카카오VX의 스크린 골프 사업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카카오VX의 핵심 사업인 만큼 철수 및 축소될 경우 현재의 성장세가 주춤할 전망이다. /프렌즈 스크린 공식영상 갈무리
최근 카카오가 골목 상권 침해 요소가 있는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카카오VX의 스크린 골프 사업 철수 및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프렌즈 스크린 공식영상 갈무리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카카오가 골목 상권 침해 요소가 있는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카카오VX의 스크린골프 사업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카카오VX의 핵심 사업인 만큼 철수 또는 축소가 될 경우 현재의 성장세가 주춤해질 전망이다. 

◇ PC게임 매출보다 높은 사업… 게임사업으로 방어할까

최근 한 매체는 카카오가 국정감사 기간 국회를 찾아 헤어샵, 스크린골프 등 골목 상권 침해 요소가 있는 사업을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언제 사업을 철수하는지, 이해관계자 및 입점사 설득 여부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헤어샵 등 골목상권 논란이 있는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그 사업을 축소한다. 계속해서 내외부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해관계자 논의가 필요한 사안들이고 앞으로 골목 상권 논란이 있는 사업에 더 이상 추가 진출하지 않고 중소사업자, 파트너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에 따른 철수 의사를 밝힌 사업 중 헤어샵은 철수가 유력한 사업으로 꼽혔다. 카카오헤어샵은 입점 미용실이 첫방문 고객에 대해 수수료 25%를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용실의 수익 규모가 작을수록 불리한 수수료 구조라는 지적을 받았다. 

스크린골프도 철수 가능 사업으로 지목됐다. 현재 스크린골프 사업은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가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스크린골프 브랜드 ‘티업’을 론칭한 이후 ‘지스윙’과 ‘마음골프’를 인수했다. 지난 2017년에는 카카오VX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스크린골프 사업을 전개해왔다.

카카오VX가 스크린골프장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통합 스크린골프 브랜드 ‘프렌즈 스크린’을 통해 스크린골프 사업장에 센서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현재는 스크린골프 시장에서 ‘골프존’과 입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크린골프 사업 철수 여부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사업철수 논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VX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공식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스크린골프 사업을 철수하게 된다면 현재의 수익을 게임 사업만으로 채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VX가 스크린골프 사업과 ‘스마트홈트’, ‘프렌즈VR월드’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매출 대부분이 골프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카카오VX가 견인하는 기타매출이 골프 시장의 호황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66% 오른 26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PC온라인 게임 매출이 18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규모다. 

더군다나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VX와 기존 게임 사업으로 거둬들이는 수익을 통해 히트작 ‘오딘: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뒤를 이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견인할 추가적인 신작을 출시하는데 속도를 내야한다. 

2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2022년 엑스엘게임즈의 MMORPG 신작을 비롯해 △디스테라 △에버소울 △가디스오더 △프로젝트Ares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 등 대형 신작들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는 게임은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으로 100일 넘게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오딘 외에도 △월드플리퍼 △프렌즈샷:누구나골프 △달빛조각사 △가디언테일즈 등 기존에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들이 7일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100위권에 진입해있다. 

그러나 오딘을 제외한 모바일 게임들의 매출 순위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거나 하락하고 있다. PC온라인 MMORPG ‘엘리온’이 올해 4분기 중으로 북미, 유럽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지만 흥행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엘리온의 글로벌 게임 시장 출시를 제외하면 연내 신작 출시를 기대하기 어렵다.

당초 예정대로 오는 2022년 출시 예정 신작들을 선보일 경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개발 상황은 유동적이고 흥행 여부를 당장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카카오게임즈가 스크린골프 사업 철수 및 축소를 결정할 경우 현재의 성장세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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