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결과 발표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이재명 캠프와 이낙연 캠프의 '대장동 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결과 발표 후 단상을 내려오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이낙연 전 대표 측의 공방 역시 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당원들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경선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경선 후 ‘원팀’이 될 수 있겠냐는 우려가 깊어진다.

◇ 이낙연 측, ‘이재명 구속’도 가정

민주당 대선 경선이 내주에 마무리 될 예정임에도 이낙연 캠프 측은 이 지사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 민주당 의원은 7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사를 겨냥해 “후보가 구속되는 상황도 가상할 수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설 의원은 “상식적으로 볼 때 유동규가 지금 배임으로 구속돼 있는데, 그 위에 있는 시장이 설계했다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를 했다”며 “시장이 배임 혐의가 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배임 혐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설 의원은 또한 “(구속을) 가상할 수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끔 장을 만들어줘야 할 것 아니냐”면서 “만일 사안이 그렇게까지 된다면 복잡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되고 민주당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되는 것이고, 재집권하는데 결정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본선 후보가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전제로 대장동 의혹과 관련이 없는 이 전 대표가 ‘안전한 후보’임을 강조한 셈이다. 

이에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 조정식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누차 말씀드렸지만 이재명 게이트가 아니라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라며 “이렇게 국민의힘을 대변하는 주장을 펼치는 데 대해서 도대체 왜, 무슨 의도에서 그러시는건지 참 답답하고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반발했다. 

이재명 캠프 전략본부장인 민형배 의원은 같은날 설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의회정치의 대 선배이신 설훈 의원님, 더는 그냥 지켜보기 어려워 조심스레 말씀 올린다”며 “가지고 있는 ‘결정적인 제보’가 있다면 공개하시라. 면책특권이 있는 국회의원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맞받았다. 

◇ ‘반 이재명’ 정서 추스리는 게 관건

이 전 대표 지지층 일부에서 이 지사를 수사하고 경선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이낙연 캠프 측에서도 지지층의 ‘경선 중단론’은 지나친 것이라는 반응이지만,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제보가 있다’는 식의 발언으로 ‘반 이재명’ 정서를 끌어올리려는 모양새다. 

더욱이 2차 슈퍼위크까지 거친 누적 득표율은 이 지사가 54.90%(54만5,537표)로 여유있게 과반을 유지하는 반면, 이 전 대표는 34.33%(34만1,076표)에 그치고 있다. 이 전 대표 지지층은 양 후보 간 표차가 20만표 넘게 벌어진 상황이라 역전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대장동 의혹을 고리로 경선 불복론을 펼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경선 중단 등 극단적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민주당 안팎의 시각이다. 하지만 이같이 민주당 대선 경선을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지면서, 경선 이후 각 캠프 간 ‘화학적 결합’이 가능한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설 의원은 인터뷰에서 “원팀으로 가는 거야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다 하나같이 원팀으로 돌아올 수 있느냐는 솔직히 말해 담보하기 쉽지 않다.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도저히 이재명은 못 찍겠다’는 사람이 엄청나게 있다. 30% 이상이 있는 걸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캠프는 이낙연 캠프의 공세를 적극 반박하고 싶지만, 본선을 생각하면 ‘같은 집안 사람’들을 공격할 수 없어 속앓이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이 전 대표가 감정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지지층을 이유로 이 지사의 공동선대위원장 제의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2007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과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전신) 경선 후보들이 그랬던 선례가 있다. 

하지만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원팀’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 6일 KBS ‘더 라이브’에 출연해 ‘원팀이 가능하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가능하다”며 “이 정도면 약과다. 2012년 인천 경선이 열린 삼산체육관에서는 물병을 던지고, 신발을 던지고 하면서 경선이 중단되기도 했다. 우리는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지 않으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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