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실에서 안상수 전 경선후보를 홍준표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 겸 인천총괄본부장으로 영입하고 위촉장 수여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실에서 안상수 전 경선후보를 홍준표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 겸 인천총괄본부장으로 영입하고 위촉장 수여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본경선에 합류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컷오프된 후보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본선 진출을 위해선 한 표가 소중한 만큼, 이들의 영입으로 본격 세 결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첫 신호탄은 12일 홍 의원이 끊었다. 홍 의원은 이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공동선대위원장 겸 인천총괄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안 전 시장은 인천시장으로 재선에 성공하는 등 지역 내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안 전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준표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홍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홍 의원도 반색했다. 그는 “실물경제에 밝으신 분이 이번에 같이 나서게 된 것에 대해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홍준표 정권이 들어서면 같이 일할 수 있는 실물경제 전문가”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홍 의원의 구애는 안 전 시장에게만 향한 것이 아니다. 홍 의원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도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느 후보처럼 언론플레이는 하지 않는다”며 “최 전 원장의 결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차 컷오프가 끝난 뒤 최 전 원장에게 연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의 발언은 이를 겨냥한 것이다.

윤 전 총장도 후보 영입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는 최 전 원장 외에도 하태경 의원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1차 컷오프에서 떨어진 장성민 세계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과 오찬을 갖는 등 세 확장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최재형에 손 내민 윤석열-홍준표

정치권에선 최 전 원장이 누구의 손을 잡을지가 단연 최대의 관심사다. 탈원전 감사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대여 투쟁의 상징으로 통하는 이미지는 모든 후보에게 ‘시너지’를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캠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원팀’ 차원에서 당연히 제안을 드린 것”이라며 “최 전 원장은 대여투쟁의 상징적인 인물로 당연히 모시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측면에서도 이러한 인사 영입은 중요한 국면이다. 이날 데일리안의 의뢰로 공정이 지난 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윤 전 총장은 37.5%, 홍 의원은 36.7%로 나타났다. 양강 구도가 소수점 싸움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판세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주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다만 최 전 원장은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에 나섰지만 저에겐 조직도 없었고, 정치는 제게 낯선 세계였다”며 “짧은 경선준비기간 동안 제 자신의 부족함을 미처 극복하지 못해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더 깊은 고민과 성찰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경선 탈락으로 입은 내상이 회복되기까지 시간을 가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4강에 들지 못한 과정, 또 선거캠프를 해산까지 하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이 정치에 대한 고통이 있을 것”이라며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어느 후보 손을 들어주는 것은 조금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최종 후보가 결정된 이후 지지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은 이러한 영입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바른정당‧바른미래당 등에서 한솥밥을 먹은 하태경 의원이 유 전 의원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캠프가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감지되지 않는다. 원 전 지사는 가능성을 열어둔 채 신중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원희룡 캠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원활한 소통을 하고 있고 어떤 후보님과 함께할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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