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주가가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 주가가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거침없는 성장세 속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1위로 도약한 셀트리온그룹을 둘러싼 기류가 예사롭지 않다. 지속된 주가 하락세로 뿔난 소액주주들이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세 경영, 3사 합병 등 현안이 산적한 셀트리온그룹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 ‘비실비실’ 주가에 뿔난 소액주주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출범하고 세 결집 및 본격적인 행동준비에 돌입했다.

이들이 이 같은 행보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주가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중순 주가가 40만원에 육박하며 정점을 찍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중순 한때 주가가 39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로 접어들었고, 최근엔 2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무기력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으로는 공매도, 코로나19 치료제 효능 관련 논란, 실적 등 다양한 요인이 꼽힌다. 

일각에선 셀트리온그룹의 당면과제라 할 수 있는 2세 승계 및 3사 합병(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셀트리온헬스케어)을 고려해 일부러 주가 부양에 소극적이라거나 주가를 하락시키고 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주가가 낮을수록 최대주주 일가의 승계 비용 또한 줄어든다는 점에서다.

앞서도 주가 하락 등에 불만을 품은 소액주주들이 세를 규합해 행동에 나선 사례는 적지 않다. 다만, 셀트리온그룹의 경우 분위기가 더욱 예사롭지 않은 모습이다. 우선, 셀트리온은 소액주주 지분이 60%를 넘는 반면, 최대주주 측 지분은 23%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셀트리온 주주들은 적극성이 높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이 대다수 사례처럼 미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태풍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36%에 해당하는 5,000만주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내부적으로 경영진 및 최대주주 교체를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소액주주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셀트리온그룹의 현안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끈다. 셀트리온그룹은 창업주인 서정진 명예회장이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그의 두 아들이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을 이어받은 상태다. 다만, 두 아들은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사 지분을 일체 보유하지 않고 있다. 이에 3사 합병 추진을 통해 승계 문제를 해결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런 가운데 본격화한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은 여러 지점에서 상당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셀트리온 측은 소액주주들의 행보와 관련해 “해당 사안은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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