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8 09:04
‘김용진 이사장 집필 참여’ 국민연금 ESG 저서, 표절 논란
‘김용진 이사장 집필 참여’ 국민연금 ESG 저서, 표절 논란
  • 이미정 기자
  • 승인 2021.10.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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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직원들이 함께 집필해 시중에 유통한 저서 내용 일부가 신문과 보고서 등을 무더기로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관련 논란에 휘말린 저서 ‘국민연금이 함께하는 ESG의 새로운 길’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때 아닌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그가 실무 직원들과 함께 집필에 참여해 시중에 유통한 저서 내용 일부가 신문과 보고서 등을 무더기로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 “신문‧보고서 등 출처 밝히지 않고 그대로 베껴 써”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실은 국민연금공단이 5월 출간한 저서 ‘국민연금이 함께하는 ESG의 새로운 길’을 검토한 결과, 저서의 상당 부분이 신문과 보고서를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허 의원실에 따르면 우선 기업의 상생경영에 대해 부분(저서 163쪽)과 EGS 평가기준에 관한 부분(저서 267쪽)은 경제신문 두 곳의 2월 기사 일부와 어미만 조금 다를 뿐 거의 일치했다. 심지어 268쪽~271쪽의 상당 부분은 일부 경제신문 기사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책임 투자에 대해 기술한 대목(저서 285~286쪽)은 지난 2018년 여성가족부의 보고서 일부를 어미만 조금 바꿔서 가져다 썼다고 허 의원실 측은 밝혔다. 표절 논란이 제기된 부분은 참고문헌에 별도의 출처가 기록되지 않았다.  

허종식 국회의원실은 국민연금공단이 5월 출간한 저서 ‘국민연금이 함께하는 ESG의 새로운 길’을 검토한 결과, 저서의 상당 부분이 신문과 보고서를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도표=허종식 의원실

해당 저서는 김용진 이사장이 직원들과 함께 집필에 참여해 발간한 책이다. 김용진 이사장은 책 서문에 “원고 작성에 참여해주신 국민연금연구원과 기금운용본부 그리고 미래기획단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적기도 했다. 

해당 저서는 최근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투자 개념과 역사, 최근 동향, 국민연금공단의 ESG 투자 전략과 방향 등의 내용을 담긴 책이다.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국민연금공단은 책 발간을 기념해 5월 21일 ‘ESG플러스 포럼’을 열기도 했다. 

해당 저서는 1만5,000원의 가격으로 현재 시중 서점에서도 유통되고 있다. 허 의원 측은 이번 표절 논란으로 국민연금공단의 도덕성과 공신력이 추락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꼬집었다. 

허 의원은 “세계 3대 규모의 기금을 운용하는 국가 공기업에서 부적절하게 제작한 책을 시중에 유통시킨 일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국민연금공단은 서적을 당장 회수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이 함께하는 ESG의 새로운 길’ 저서 268페이지 글이 모 경제지의 기사 상당 부분을 출처 표기 없이 그대로 베껴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허종식 의원실이 해당 저서와 모 경제지 기사를 비교해 공개한 자료 중 일부/ 허종식 의원실

허 의원은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표절 문제를 거론하며 직접적인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 출석한 김용진 이사장은 허 의원 측의 관련 질의에 대해 “나름대로 여러 가지 절차에서 최선을 다하긴 했는데,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을 말해준 것 같다”면서 “잘 검토해서 보고드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민연금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표절이라기보다는 일부 출처가 누락된 데 따른 실수”라는 입장을 보였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해당 저서는 350페이지 가량이 된다”며 “책 집필 과정에서 많은 자료를 참조했다. 참고 문헌이나 출처를 꼼꼼하게 표기하도록 노력했고 대부분은 다 달았지만 일부 출처 표기가 실수로 누락이 됐다. 표절이라기보다는 최종 확인 과정에서 출처를 밝히지 않은 실수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조치 계획에 대해선 “현재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재 책이 출간된 상황이기 하지만, 누락된 출처를 표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