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올 2월 여의도에 개장한 ‘더현대서울’ 내부 전경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올 2월 개장한 ‘더현대서울’ 내부 전경. /현대백화점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올해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업계 주요 3사는 잇따라 신규점포를 출점했다. 이들 점포의 공통점은 각 사만의 고유 콘셉트로 체험콘텐츠를 대거 강화한 것이다. 체험공간을 마련하고자 쇼핑공간을 줄이는 결단도 감행했다. 이로써 백화점 업계는 고객유입을 늘리는 것과 함께 고객 체류시간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 현대 ‘자연 친화’ · 롯데 ‘예술’ · 신세계 ‘지역특성 맞춤 공략’  

백화점 업계의 체험콘텐츠 확대 전략은 각 사가 올해 잇따라 개장한 점포들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지난 2월 여의도에 개장한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이하 더현대)’은 자연친화 공간‧인테리어로 ‘자연 친화형 백화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위해 더현대는 모든 층에서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매장 면적을 줄이고 고객들이 휴식하며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늘렸다. 전체 영업면적 절반가량을 실내조경, 고객 휴식공간으로 채워 “공원을 산책하는 느낌을 선사해 힐링 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현대백화점 측은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 8월 동탄시에 개장한 ‘롯데백화점동탄(이하 동탄점)’은 ‘스테이플렉스(Stay-flex)’를 내걸고 ‘머물고 싶은 백화점’을 지향한다. 

동탄점은 자연 명소를 키워드로 설계한 내부 공간에 다양한 체험콘텐츠와 볼거리로 채웠다. 특히 여러 공간에 다수 예술작품을 설치해 예술체험의 장을 마련했다. 아울러 드로잉카페‧공예아카데미‧VR체험 등 다양한 형태의 체험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최근 대전시에서 개장한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이하 대전점)’는 과학‧문화‧예술 등 관련 콘텐츠들을 한데 어울러 특별함을 꾀했다. 

카이스트 연구진과 협업으로 탄생한 과학관 ‘신세계 넥스페리움’은 로봇‧바이오‧우주 등을 테마로 하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인공지능‧로봇 등 다양한 체험형 클래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카이스트와 협력해 개발한 커리큘럼으로 과학 인재를 교육하는 ‘사이언스 랩’이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디지털 미디어를 접목한 아쿠아리움, 대형 옥상정원, 스포츠테마파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해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과학관 ‘신세계 넥스페리움’ 내부 모습. /신세계백화점

이렇듯 백화점업계 주요 3사가 올해 개장한 신규점포들은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조성하고 이에 걸맞은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주력했다. 또한 기존 점포들에도 리뉴얼, 체험콘텐츠 도입으로 자사 매장만이 줄 수 있는 ‘체험’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각 지역 상권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콘텐츠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과학도시’란 이미지를 가진 대전에 과학 관련 체험콘텐츠를 도입한 것처럼 점포가 위치한 지역에 걸맞은 콘텐츠를 내놓거나, 해당 지역에 없는 콘텐츠들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8월 강남점 3층을 리뉴얼해 회화‧사진‧오브제 등 120여 점의 미술작품이 전시된 ‘아트 스페이스’를 오픈한 바 있다. 명동에 위치한 본점에서는 이달부터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2회 블라썸 아트페어’를 선보였으며 지난달 의정부점에서는 언택트 재즈공연을 개최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이 제공하고 있는 미디어 아트 ‘반고흐 인사이드 더 씨어터‘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이 제공하고 있는 미디어 아트 ‘반고흐 인사이드 더 씨어터‘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의 경우 ‘아트 비즈니스’를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다양한 미술품 전시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미술품 시장 진입장벽을 낮춰 미술품 판매를 겸하는 전시의 장을 펼치겠다는 것이 롯데백화점의 복안이다. 

이외에도 지난달 수원점에서는 전시 관람과 드로잉체험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 ‘그림플러스(Grim+)’ 운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동탄점에서 실시 중인 화가 반 고흐를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를 오는 15일엔 명동 에비뉴엘 본점에서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에 적용한 자연주의 콘셉트를 바탕으로 ‘리테일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를 타 매장에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본지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더현대 서울에 접목한 ‘리테일테라피’ 개념을 목동점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위드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전국 각 점포에 ‘리테일테라피’를 적용한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현대백화점은 미술 작품을 통한 체험콘텐츠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달 킨텍스점에서 다수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120여점을 전시‧판매하는 ‘더아트에이치(The Art H)’를 연 바 있다. 판교점에선 오는 24일까지 ‘판교 아트 뮤지엄’을 열고 △예술작품 전시‧판매 △아동 대상 문화‧예술 체험 공간 운영 △미디어아트 등을 선보인다.

이렇듯 백화점 업계가 체험콘텐츠를 확대하게 된 배경은 유통채널이 다각화된 점에서 비롯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급증한 온라인 쇼핑몰,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구비한 아울렛‧복합쇼핑몰 등 과 경쟁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호황기 때 백화점엔 고객들이 스스로 찾아와줬다”며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 아울렛 등 유통채널이 다양해져 차별점을 고민해야 했는데 해결방안으로 나온 것이 체험콘텐츠 도입이다”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도 유사한 입장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유통채널의 확대와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으로 오프라인 매장만이 줄 수 있는 점을 고민해야 했다”며 “다양한 체험콘텐츠 도입으로 고객들이 직접 와서 보고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체류시간 확대 및 집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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