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18일 행정안전위원회, 20일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를 벼르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출석하는 만큼 ′대장동 의혹′을 띄우겠다는 계획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경기도 국정감사가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의 전운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출석의 뜻을 밝힌 만큼 국민의힘은 ‘이재명 게이트’ 띄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공세를 차단하고 이 지사에 대한 후방 지원에 나서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이번 국감에 대비해 우리 당은 국민국감으로 만들기 위해 국민들의 참여를 개방해놓고 있다”며 “그 자료들을 국감에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특검과 국정조사를 관철시켜 나가는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는 오는 18일과 20일 각각 경기도 국정조사를 실시한다. 앞서 이 지사는 국정감사에 예정대로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경선이 끝난 후 도지사직에서 물러날 것이란 전망을 일축하고,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줄곧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로 강조해 온 국민의힘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국민의힘은 전날(14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국민의힘 경기도당 당사에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개소하고 ‘총알 모으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앞서 대장동 게이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공세를 예열한 바 있다.

실전에 뛰어들 공격수를 배치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무위원회 소속이었던 박수영 의원을 행정안전위원회로 사보임 한다는 방침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정무위 박 의원이 행안위로 사보임 하는 절차를 진행해 놓고 추가적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청 행정1부지사를 역임한 박 의원은 앞서 이 지사 공격의 선봉에 서왔다. ‘50억 클럽’ 명단을 공개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전날에도 이 지사가 도청 내 측근들을 배치해 직원들을 감시했다는 ‘5호 담당제’를 거론했다. 국민의힘은 박 의원뿐만 아니라 대장동 게이트 TF 소속 윤창현 의원의 사보임도 검토 중이다. 

◇ 민주당 ‘방어 태세’에 고심

문제는 직면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다. 당장 자료 제출부터가 난관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경기도청을 직접 찾아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그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대표는 전날(14일) 최고위원회에서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비유와 과장된 어법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진실과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특검을 받고 국감 자료 제출에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이 방어 전선을 구축한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행안위 내 한정애 환경부 장관 자리에 민형배 의원을 투입하며 국민의힘 ‘사보임’ 전략 맞대응에 나섰다. 아울러 이번 국감을 통해 ‘이재명 게이트’라는 국민의힘의 공격을 오히려 ‘국민의힘 게이트’로 전환하겠다는 속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검찰이 이재명 후보가 녹취록 속 그분이 아니라는 것을 공식 확인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에 대해 묻지마 정쟁을 일삼고 있는 국민의힘은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국민의힘 관련자들의 더러운 토건 비리 세력에 대해 신속하고 강도 높은 수사가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이 지사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그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얼마나 나라를 망쳤고 부동산 투기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었고 얼마나 국민을 속이는 기만 정치를 해왔는지를 보여드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임하기로 했다”며 “정치공세라는 점을 국민들께 설명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출석 의사를 밝힌 뒤 국감 준비에 매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국민의힘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당 차원에서 나름대로 노력을 하지만, 증인 채택도 안 되고 자료도 없기 때문에 생각만큼 공격력이 강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거 같아서 걱정이 된다”면서도 “갖고 있는 자료 범위 안에선 최대한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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