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양자 대결에서 박빙을 겨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원 전 지사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그의 존재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2차 컷오프 이후 지지율 상승세에 이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양자 대결에서도 ‘박빙’의 결과를 얻었다. 야권 대선 판도에 상당한 ‘변수’로 떠오르면서 존재감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19일 데일리안 의뢰로 여론조사 공정이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실시한 양자 대결 결과, 원 전 지사는 39.9%, 이 지사는 38.8%로 나타났다. 원 전 지사가 이 지사보다 1.1%p를 더 얻은 것이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차범위 내 격차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결정된 이 지사를 앞섰다는 점에서 원 전 지사는 반색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말 찬바람과 함께 원희룡의 시간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있는 국민의힘 세 명의 후보 중 확장성과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 후보는 원희룡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원 전 지사의 최대 강점을 ′도덕성′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주간조선의 의뢰로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대선 후보 ‘도덕성 평가’에서 원 전 지사는 10점 만점 중 5.31점을 기록했다. 여야 후보 중 가장 높은 점수인 것이다. 그 역시 이같은 장점을 연일 부각해 왔다. 그는 전날(18일) 부산‧울산‧경남 지역 토론회에서도 “토론 능력이든 도덕성이든 이재명을 확실히 이기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같은 면모는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하며 더욱 힘을 받았다. 원 전 지사는 앞서 유튜브를 통해 대장동 의혹을 설명하는 영상으로 ‘대장동 1타 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전날(18일)에는 경기도 국감 상황을 중계한 ‘원희룡의 이재명 압송작전 올데이 LIVE’ 방송을 진행하며 이 지사의 변호사비 대납의혹 해명을 걸고 넘어지기도 했다. 이 지사의 ′거짓 해명′을 지적하며 자신의 강점을 어필한 셈이다. 

◇ 단일화 군불은 ′차단′

이러한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본 데 대해 캠프도 고무적인 반응이다. 원희룡 캠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보고 설명을 해드리다 보니 인기가 있었던 것”이라며 “(캠프에선) 현재 스탠스가 제일 유효타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와 대립각을 살려 놓으면서 ‘이재명을 잡을 후보는 원희룡’이라는 인식을 심을 수 있도록 어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원 전 지사의 ‘주목도’가 높아지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전망이 피어나기도 한다. 상승세를 타고는 있지만 사실상 양강 후보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근한 ‘구애’도 이어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앞서 원 전 지사를 향해 “원 후보의 능력이 부럽다”, “제주지사 시절 업적을 많이 남기셨다”는 등 노골적인 칭찬을 보내기도 했다. 홍준표 의원도 전날 토론회가 끝난 뒤 원 전 지사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토론회에서 원 전 지사가 윤 전 총장을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소문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원 전 지사는 이러한 추측을 차단했다. 그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택도 없는 이야기”라며 “그럴 이유가 뭐가 있나”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을 향한 공세가 약한 것에 대해선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략에서 상당한 효과를 얻었고, 이로 인한 자신감도 얻은 만큼 대선 완주 의지는 분명하다. 이번 경선으로 상당한 주목을 받으면서 ′손해볼 것이 없다'는 정치권의 평가도 존재한다.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단일화를 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무리해서까지 올데이 라이브 방송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안도 없고 고려대상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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