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글로벌 판매 차종, 국내 출시 가능성은 열려있어”
르노삼성 “카자르·메간 E테크, 국내 출시 계획 아직 없어”

쉐보레의 중형 SUV 이쿼녹스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관련한 국내 출시 및 전기차 개발 이슈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 GM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자동차 업계에서 신차 출시와 관련된 소식은 매번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국내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신차 개발 및 출시에 적극적이며, 수입 자동차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며 한국 시장에서의 파이를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지엠(쉐보레)과 르노삼성자동차는 신차 출시에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서 입지가 지속적으로 좁아지면서 최근에는 메르세데스-벤츠에 한국 시장 판매대수 3위 자리마저 내줬다.

이에 일각에서는 쉐보레와 르노삼성이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신차 출시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다만 쉐보레와 르노삼성의 신차 출시 관련 소식에 누리꾼들이 상당히 대비돼 눈길을 끈다.

◇ 쉐보레 이쿼녹스, EV 개발 소식에 관심 증폭… 신형 복귀가 우선

한국지엠은 올해 상반기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의 한국 시장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단종은 아니며 지난해 2월 미국 시카고 모터쇼에서 공개된 이쿼녹스 페이스리프트 모델 국내 도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것으로 풀이된다.

쉐보레 공식 홈페이지에도 이쿼녹스 모델을 ‘출시예정’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더욱 새로워진 모습으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라고 안내를 하고 있어 조만간 출시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금이나마 존재한다.

쉐보레 이쿼녹스의 한국 시장 복귀 시점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2021년 하반기를 점쳤다. 하지만 4분기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여전히 이쿼녹스 신형 도입과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 측이 쉐보레 이쿼녹스를 전기차로도 개발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쿼녹스 전기차(EV) 모델 개발과 관련해서는 지난 6일(미국 현지시각) 열린 ‘GM 인베스터 이벤트 2021’ 행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현지 자동차 전문매체 모터원의 지난 6일 보도에 따르면, 마크 로이스(Mark Reuss) GM 사장은 당시 행사에서 쉐보레 실버라도에 이어 GM의 차량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모델인 쉐보레 이쿼녹스의 EV버전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마크 로이스 사장은 “이쿼녹스EV의 가격이 3만 달러 수준이며, 이쿼녹스 제품군의 가장 낮은 등급으로 위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쉐보레의 전기차 모델은 준중형 볼트(EUV 포함)만 존재하는 상황이라, 이쿼녹스EV 모델의 출시 소식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국내 소비자들도 이쿼녹스EV 소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현지 출시 가격이 약 3만 달러(약 3,500만∼3,600만원)라는 점이다. 국내 도입 시 운송료와 관세 등이 포함돼 판매가격 인상은 불가피 하지만 4,000만원 초중반 수준일 경우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현재 한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EV 모델에 대해 구매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국고와 지자체 지원금을 모두 적용하면 소비자의 실구매가는 1,000만원 이상 저렴해진다. 이 경우 3,000만원대 초중반 수준에 이쿼녹스EV를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이쿼녹스EV는 아직 개발 전 단계이며 아직 신형 이쿼녹스도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상황이라 EV 모델의 실제 출시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GM은 올해 초 ‘과학 기반 목표(Science Based Target)’와 더불어 2040년까지 전 세계에 출시되는 제품 및 글로벌 사업장 내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일환으로 GM은 전기차 및 자율주행 차량 분야에 350억 달러(한화 약 41조3,000억원)를 투자했으며,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0개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쿼녹스EV 모델도 이러한 사업 계획 중 일부라는 게 한국지엠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지엠 측 관계자는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국내 론칭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데, 다만 시장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사안”이라면서도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얘기가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고, 한국지엠이 국내에 판매 중인 쉐보레 모델의 절반 이상이 수입 모델로 바뀐 만큼 시장의 니즈와 제반사항 등이 만족하면 어떤 모델이든 국내에 도입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형 이쿼녹스나 블레이저 등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국내 출시 가격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는 부분이라 지금 당장 언제 들어올 것이라고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쉐보레 이쿼녹스의 한국 시장 판매 중단은 디젤 이슈로 인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해 여러 브랜드에서 디젤 모델의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지엠 역시 이쿼녹스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함에 따라 한국 시장에 도입해 판매하던 이쿼녹스 모델의 판매를 잠시 중단했다는 얘기다. 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배출가스(탄소배출·emission)와 관련된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쉐보레 이쿼녹스 모델은 가솔린 파워트레인이 주력으로 판매되고 있어 향후 이쿼녹스 신형이 국내에 재출시 된다면 가솔린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출시시기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어 이쿼녹스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은 아쉬움이 크다.

르노의 준중형 SUV 카자르의 국내 출시설이 무성하다. 그러나 르노삼성 측은 이와 관련해 아직 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 르노 UK 홈페이지 갈무리

◇ 르노 준중형 SUV 카자르, 국내 출시설만 5년째… QM6보다 작아, 경쟁력 의문

르노삼성의 신차로 거론되는 모델은 르노의 준중형 SUV 카자르다. 르노 본사에서는 현재 카자르 신형 모델의 테스트 드라이빙을 진행하며 출시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르노 카자르는 지난 2016년부터 국내 출시설이 무성했다. 카자르는 유럽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르노 모델 중 하나로 꼽히는데, 2017년에는 경기도 용인에서 임시번호판을 달고 시험 주행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용인은 르노삼성자동차중앙연구소가 위치한 장소다.

그러나 당시 국내 자동차 전문지의 보도에 따르면 시험 주행을 하던 카자르는 국내 출시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게 르노삼성 측의 입장이다. 해당 보도에서 르노삼성 측 관계자는 “르노삼성연구소는 르노삼성에서 판매할 차량뿐만 아니라, 르노 본사 프로젝트에도 여러 방면으로 관여하고 있다”며 “르노 본사와 함께 개발하기도 하고, 르노 본사에서 의뢰를 받아 테스트만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일각에서는 또 다시 신형 카자르의 국내 출시설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카자르는 국내에 ‘QM4’로 출시될 계획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쿠페형 SUV XM3의 국내 출시가 확정됨에 따라 카자르의 도입이 연기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재 테스트를 진행중인 신형 카자르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에서 개발한 CMF-C 플랫폼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닛산 준중형 SUV 캐시카이와 동일한 플랫폼이다. 또한 파워트레인은 1.2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160마력의 1.5ℓ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엔진이 탑재되거나, 닛산 캐시카이와 동일한 1.3ℓ 가솔린 터보차저 및 1.5ℓ 하이브리드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형 카자르의 유럽 시장 출시는 2022년 상반기쯤으로 점쳐지는데, 아직 국내 출시와 관련해서는 확정된 바 없는 것이라는 게 르노삼성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르노 카자르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비판적이다. 카자르는 현재 르노삼성이 국내에 판매 중인 SUV 모델 캡처(QM3)와 QM6 중간급 차량으로, 크기가 애매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당초 QM6는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등 중형 SUV와 경쟁할 모델로 선보였으나, 최근 차량의 크기가 전반적으로 커져 그보다 한 체급 아래인 투싼 및 스포티지 신형 모델과 경쟁을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러한 상황에 QM6보다 차체가 작은 카자르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출시 가격도 문제다. 현재 캡처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은 2,500만∼2,800만원대 수준이다. 카자르는 캡처보다 상위 체급으로, 가격도 캡처보다 높게 책정되면 3,000만원대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QM6의 국내 판매 가격이 3,000만원대 수준이라 판매 간섭이 나타날 수도 있어 보인다.

신차 출시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부분을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만큼 르노삼성 측도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또한 르노삼성은 올해 서울모터쇼에 참석하지 않아 연내 신차와 관련된 소식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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