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과 원전 정책 두 가지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과 원전 정책 두 가지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정치권의 전두환 씨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씨를 칭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도 유사한 발언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정권 군사독재 시절 김재익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 대통령’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전문가적 역량을 발휘했던 걸 상기시키며 대통령이 유능한 인재들을 잘 기용해서 그들이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라며 사실상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해명 이후에도 비판이 쇄도하자 21일 청년 정책·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며 몸을 낮췄다.

그러나 지도부 가운데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씨를 칭찬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다시 논란에 불을 붙였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과 원전 정책 두 가지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다”며 “문 대통령의 임기가 6개월 남았는데 전 전 대통령에게 가서 물어보면 분명히 국내 최고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고집부리지 말라고 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두환 정권 같은 정치 체제가 우리나라에 다시 등장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두환 시대 때는 하다못해 자신들이 경제 모른다고 해서 경제 정책만큼은 대한민국 최고 일류들에게 맡겼다. 역사적으로 모든 것이 암울했던 5공 치하 전두환 정권 시절이지만 적어도 부동산과 탈원전 정책은 문재인 정권이 훨씬 더 암울하다”고 주장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후보 망언한 것 없다”며 “‘전두환 정권 쿠데타 나쁘고 5.18 큰 죄지만 전문가 하나는 잘 내세웠다’란 이야기”라고 두둔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에 이어 김재원 최고위원까지 ‘망언’을 했다며 “국민의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전 총장에 이어 김재원 최고위원 망언까지, 광주를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며 “또 다시 입이 벌어진다. 다물 수가 없다”고 격분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이야 정치검찰이었으니 책무와 욕망을 구분 못하는 사람이었다 치자, 김재원 최고위원은 공당의 최고위원이 전두환 때를 칭송하며, 대통령이 경제를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식의 망언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사회양극화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지금의 토지소유 불평등이 저절로 발생한 게 아니다”며 “전두환이 경제를 최고 일류에게 맡겨서 지금의 대기업 위주의 기업체제, 일류승자독식의 구조, 자영업자 대량 양산 등의 구조를 만들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부동산 문제에 국민의힘이 자유로운가”라며 “윤석열 망언에 이어 김재원까지, 이러니 국힘을 국짐이라 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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