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 KT의 네트워크가 25일 전국에서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가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이동통신사 KT의 네트워크가 25일 전국 곳곳에서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 특히 최근 거리두기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KT 네트워크 마비… 전화·인터넷 불통에 피해 급증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는 25일 오전 11시 20분경부터 시작됐다. 전국적으로 발생한 통신 장애는 약 1시간여 동안 지속됐다. 한때 서울과 수원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네트워크 장애는 주요 수도권 지역뿐만 아니라 전북 등 전국적으로 발생한 현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한 시간 동안 단순히 인터넷만 끊긴 것이 아닌, 일반 전화까지 먹통이 됐다는 것도 큰 문제였다. 약 1시간가량 일반 전화 역시 망 상태가 불안정한 관계로 저절로 끊어지거나 발신이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문제는 인터넷 문제를 상담하는 KT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 수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기자 역시 KT 통신 서비스를 이용중이었는데, 간신히 연결된 전화에서도 고객센터 문의량이 많아 전화 연결이 지연된다는 메시지만 반복될 뿐이었다. 

25일 오전 11시 35분경  와이파이부터 데이터 통신, 전화까지 전부 먹통이 된 기자의 휴대폰 모습./ 사진=박설민 기자

이번 혼란으로 인해 식당, 카페 등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막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점심시간이 가까워진 11시 이후부터 대규모로 발생한 사건이라 피해는 더욱 가중됐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KT의 경우 전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중 점유율 41.3%(940만6,416명)에 달하는 압도적 1위 사업자다. 때문에 그 피해는 다른 통신사 인터넷망이 마비됐을 때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서울시 신논현역 근처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KT 인터넷망의 불통으로 인해 한때 현금 결제만 받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해당 카페 사장은 “갑작스럽게 카드결제시스템이 먹통이 돼서 당황스럽다”며 “안그래도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힘든 상황에서 현금이 없는 손님들이 들어왔다 그냥 나가니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이날 KT의 네트워크 장애 현상으로 금융권에서도 적잖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KB증권은 오전 11시 35분경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KT통신을 사용하시는 고객님들께서 KT통신망 장애로 인해 M-able 서비스 접속이 안되고 있다”고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KT의 피해보상 여부에 대해 아직까진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KT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이용약관(개인상품) 제6장 28조에 따르면 3시간 이상 장애 발생 시 인터넷은 시간당 이용료의 6배, IPTV는 3배를 보상하도록 돼 있다. 때문에 이번 사태가 1시간여 정도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보상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투자자 모임 SNS를 통해 “KT네트워크망 마비 관련 보상 문제의 경우, 귀책 사유 등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T 네트워크 마비 사태가 발생한 2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 카드 결제 불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 KT “라우팅 오류로 추정”… 경찰, KT본사에 인력 파견

KT의 네트워크망은 약 오후 12시쯤에 이르러 복구가 됐다. 이번 네트워크 마비 사태에 대해 원인은 아직 정확히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디도스(DDoS) 공격에 의한 마비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는 상황이다. 디도스란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을 뜻하는 컴퓨터 용어로 특정 서버(컴퓨터)나 네트워크 장비에 많은 데이터를 발생시켜 장애를 일으키는 해킹 방식이다.

일단 KT의 입장은 디도스가 아니라는 입장에 무게가 실린 상태다. 디도스가 아닌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에 의해 발생한 문제라는 것.

KT 측은 “초기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했으나, 면밀한 확인 결과 라우팅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며 “통신 장애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정부와 함께 더욱 구체적인 사안을 조사하고, 파악되는 대로 추가설명 드리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성남시 KT 분당 본사에 사이버테러 1개 팀 5명을 보내 상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원인은 향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경기남부청 및 사이버수사대 인력이 KT 현장에 나가있는 상황”이라며 “현장 확인 후 수사를 할지, 내사를 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역시 KT네트워크망 마비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을 상황실장으로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구성해 완전한 복구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사고원인에 대해서도 시스템오류, 사이버공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계전문가들과 함께 심층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KT로 하여금 이용자 피해현황을 조사토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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