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회동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대장동 게이트 관련해서 이 후보는 핵심 혐의자로 돼 있고, 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그런 사람을 대통령이 만나게 되면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25일) 경기도지사직에서 물러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했다. 그간 대통령과 여당 후보가 만난 전례에 따른 것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따라 비정치적인 대화를 나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사실상 이같은 만남 자체가 ‘대장동 의혹’을 청와대가 감싸는 꼴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이 후보를 보호하라고 하는 명확한 지시를 사실상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며 “위에서 눈 끔쩍하면 밑에서는 큰바람 일어나지 않는가. 뻔히 다 아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이같은 회동을 맹비난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는 명백한 선거개입 행위”라며 “이번 만남은 누가 봐도 이재명 후보의 선거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 캠패인의 병풍을 서준 것”이라며 “가장 엄격하게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이래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만남이 특히 더 문제인 것은 이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기 때문”이라며 “검찰에 언제 소환될지 모르고 경우에 따라서 언제 구속될지 모르는 범죄 수사 대상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그래도 검찰이 수사의 ABC도 지키지 않으면서 이재명 일병 구하기를 한다는 말을 듣고 있는데 이 정도면 대놓고 봐주라는 것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윤 전 총장은 “두 사람의 만남은 또한 ‘문재명’, 즉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권의 계승자라는 것, 한 몸이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어떨 때는 정권교체, 또 어떨 때는 후계자를 자처하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얕은수다. 정권을 교체하는 정권의 후계자,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만남은 ‘묵시적 가이드라인’이 되어 수사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수사기관의 국민적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행위”라며 “오늘 대장동 게이트 수사에 관한 다른 선택지는 삭제됐다”고 했다. 이어 “공정하고 정의로운 수사를 위해 여당과 이재명 후보는 특검과 국정조사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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