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28 17:38
국민의힘, 경선룰 ′절충안′으로 당내 갈등 봉합?
국민의힘, 경선룰 ′절충안′으로 당내 갈등 봉합?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1.10.26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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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선관위 산하 여론조사 소위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관위 회의를 마친 후 결정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26일 본선에 나설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룰을 확정했다. 일대일 양자대결을 질문에 넣은 뒤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묻기로 한 것이다. 일종의 ‘절충안’을 선택하면서 신경전을 펼쳐 온 후보들 간 갈등도 봉합되는 모습이다.

당 선관위 여론조사 소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는 만장일치로 본경선 여론조사 문항에 대해 의결했다”며 “일대일 가상대결을 전제로 해서 질문을 하고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으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문은 하나”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문구’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당 선관위의 설명에 따르면 일대일 구도를 설명한 뒤 이들 중 가장 적합한 후보를 한 명 고르도록 질문을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선관위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이름을 명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다만 사실상 이같은 질문을 설계한다면 이 후보의 이름이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대 OOO’이란 구도를 설명해야 하는 까닭이다.

큰 틀에서 보자면 이같은 결론은 양분됐던 후보들의 의견을 절충한 셈이다. 그간 각 후보들은 여론조사 문구를 둘러싸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당장 어떤 문항으로 질문을 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에선 양자대결 결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유승민 전 의원보다 더 높은 지지를 얻기도 했다. 다자선택과 양자대결의 결과값이 충분히 다를 수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양자대결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역선택 방지’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이유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대척점’에 서온 만큼, 타 후보에 비해 유리하다는 자신감도 내포돼 있다. 반면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네 명의 후보 중 선택하는 ‘4지선다형’ 방식을 강조해 왔다. 양자대결이 오히려 변별력이 없다는 이유다. 

◇ 사실상 홍준표 손들어주기?

당 선관위로선 후보간 의견에 최대한 교집합을 찾으면서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키지 않겠다는 의지가 다분했다. ‘원칙’에 따른 결정임을 강조하며 이후 불거질 잡음을 최소화하려는 모습도 엿보였다. 신인규 국민의힘 선관위 대변인은 “본선 경쟁력을 묻겠다고 말씀드렸고 그것에 기초해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정권교체라는 명분하에 경쟁력 개념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까지 이어진 경선룰 신경전에 당 지도부 역시 원칙에 힘을 실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전례가 없는 안이 나오면 나중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 역시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동안 해왔던 전통적 관례”를 강조했다.

물론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당 선관위가 ‘일대일’을 전제로 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여러 후보들 중 한 후보를 결정하도록 한 ‘4지선다형’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당장 홍준표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홍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와 인터뷰에서 “(이러한 결정이) 상식에 맞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논란이 확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성일종 의원은 “선관위의 결정이 번복될 수는 없다”며 재논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견을 가진 후보들도 당의 결정을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며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윤석열 캠프는 이날 논평을 통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당 선관위 결정을 따르겠다고 이미 밝힌 대로 선관위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캠프 신보라 수석대변인도 “남은 경선 기간 동안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과 당원만 보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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