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대규모 통신 장애에 대해 KT가 350억원에 달하는 보상안을 발표했으나, 경제적 손실에 비해 보상 내용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KT가 지난 10월 25일 발생한 통신 장애에 따른 보상안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등 영세사업자들이 받은 경제적 손실에 비해 KT의 보상 내용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 턱없이 부족한 보상금에 자영업자 분노… “실제 피해액 기준 보상안 내놔야”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KT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에 대한 철저한 손해배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단체들은 지난 25일 발생한 전국적인 KT 유무선통신망 불통사태와 관련해 △개인가입자에 대한 보상액 확대 △자영업자 및 유무선통신 이용 사업자에 대한 피해신고 접수 및 추가보상안 마련 △현실에 맞는 서비스약관 개정 등 요구사항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2017년 10월 LG유플러스, 2018년 4월 SK텔레콤, 2018년 KT 아현국사 화재 및 2019년 강남 일대 인터넷 불통에 이어 2-3년에 한번씩 이와 같은 대규모 불통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통신3사와 정부가 생색내기용 보상만 되풀이하고 근본적인 제도개선은 어물쩡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불통사태는 KT의 책임이 명백한 데다가 사고시간 자체는 상대적으로 길지 않지만 전국적인 불통으로 집단적인 소비자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한만큼 철저한 배상과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KT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에 대한 철저한 손해배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사진=참여연대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25일 KT의 유무선 통신망 불통 당시는 점심시간으로 특히 식당, 카페 등 자영업자들에게는 하루 매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간대였다”며 “갑작스러운 카드결제 불통, 휴대전화 불통, 배달주문 시스템과 배달원 연락 등이 먹통이 되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지만 KT측에서는 아무런 긴급 안내나 고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KT가 유무선서비스의 열흘치 요금을 감면해준다고 하지만 업체당 평균 보상액은 7~8,000원천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 중에 이 정도 보상금을 받고 만족할 사람은 없다”며 “KT는 자영업자들의 피해규모와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피해신고센터를 즉각 구성하고 불통된 시간동안의 이용요금 감면이 아닌 실제 발생한 피해를 기준으로 보상액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KT가 지난 1일 발표한 보상안에 따르면 보상기준은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의 경우 최장 장애 시간 89분의 10배 수준인 15시간으로 적용된다. 이를 실제 보상액으로 환산할 시, 일반인은 약 1,000원, 소상공인들은 약 7,000~8,000원의 보상액을 받을 수 있다./ 사진=KT

◇ 보상액 총액은 350억 수준… 개개인은 적지만 KT에겐 부담 커

실제로 KT의 보상안을 살펴보면 소비자들이 입은 피해에 비해 상당히 적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다만  KT측이 더 큰 보상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KT입장에서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큰 보상액이라 부담이 적잖기 때문이다.

KT가 1일 발표한 보상안에 따르면 보상기준은 보상기준은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의 경우 최장 장애 시간 89분의 10배 수준인 15시간으로 적용된다. 특히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인터넷과 IP형 전화를 이용하는 소상공인에게는 해당 서비스 요금의 10일 기준으로 보상된다. 

문제는 이를 실제 보상액으로 계산했을 때다. 일반 5G기준 무선통신 평균 이용요금이 5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일반인들에게 적용되는 보상액은 1,000원에 불과하다. 약 2만원대 요금을 사용하고 있는 소상공인의 경우에도 7,000~8,000원 수준의 보상액이 지급되게 된다.

하지만 KT입장에서 이번 보상액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KT가입회선은 약 3,500만회선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전부 보상할 경우 약 350억원에서 400억원에 이르는 보상금을 배상해야하기 때문이다. KT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785억원임을 감안하면 한 분기 영업이익의 약 8%에 이르는 수준이다.

하나금융투자 김홍식 애널리스트 역시 2일 투자자 모임 메신저를 통해 “소상공인의 경우 총 보상금이 250억원에 달할 전망이며 개인·기업 고객에는 대략 100억원 수준의 보상이 예상된다”면서 “따라서 합산 보상금이 총 350억원에 달하는데 2021년 4분기 매출액에서 차감될 예정으로 당초 예상보다는 큰 규모의 배상이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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