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4일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그랜드 볼룸에서 ‘미디어 오픈 토크’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은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 사진=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동대문=박설민 기자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넷플릭스’가 한국 창작 생태계에서의 성장성과를 조명하고, 국내서 발생한 다양한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망 사용료 지급 문제, SK브로드밴드와의 소송 문제 등 최근 불거진 민감한 문제들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가면서 넷플릭스 이용자들뿐만 아니라 국내 ISP업계도 이목이 집중됐다.

◇ 딘 가필드 부사장 “지금은 현대 문화 르네상스 시대, 한국이 그 중심 될 것”

넷플릭스는 4일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그랜드 볼룸에서 ‘미디어 오픈 토크’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 스피커로 참여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최근 국내에서 불거진 넷플릭스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이슈들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딘 가필드 부사장이 강조한 것은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확장과 향후 세계 시장에서의 한국 콘텐츠 성공 가능성이었다. 최근 ‘오징어게임’이나 ‘D.P’ 등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인 성공을 기반으로 한국이 앞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딘 가필드 부사장은 “넷플릭스가 5년 전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 ‘외국 기업이 어떻게 한국의 이야기를 만들고 전 세계에 전달할 능력과 의지가 있을까’와 같은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최근 2년 간 그 어느 때보다 큰 성공을 한국 시장에서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현재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스토리텔링과 문화 르네상스 한가운데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흐름을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본다”며 “전 세계는 이제 OTT뿐만 아니라 패션, 음악,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콘텐츠의 힘을 느끼고 있다. 한국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딘 가필드 부사장은 “우리가 한국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를 믿고 구독해주시는 구독자 분들에게 전 세계의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작품들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시장의 추가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딘 가필드 부사장은 한국 시장에서의 추가 투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5년 간 한국 시장에만 1조3,200억원에 육박한 비용을 투자한 상태다. 

딘 가필드 부사장은 “넷플릭스는 한국 콘테츠 확보를 위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 콘텐츠에 7,7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한해만 해도 5,500억원을 투자했다”며 “우리가 한국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를 믿고 구독해주시는 구독자 분들에게 전 세계의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작품들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딘 가필드 부사장은 최근 넷플릭스가 추진 중 신사업 분야인 게임 스트리밍 역시 한국이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넷플릭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인만큼,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딘 가필드 부사장은 “한국은 게임 산업 분야에서도 매우 우수한 국가로, 우리의 스토리텔링과 콘텐츠 여정을 함께한 것처럼 게임 부문에서도 한국이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다만 게임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의 중요한 카테고리 중 하나로 게임 관련해서 넷플릭스는 아직 첫 발을 뗀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배워야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딘 가필드 부사장은 망 사용료 지불 문제로 불거지는 SK브로드밴드와의 갈등에 대해선 국내 대표 ISP인만큼 좋은 관계를 맺고 상생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 넷플릭스 “OCA로 ISP와 ‘윈윈’하자”… 망 사용료 지불 문제 확답은 ‘글쎄’ 

이날 행사장의 또 다른 중점 이슈는 한국 시장에서의 넷플릭스가 서비스 과정 중 발생시키는 과도한 트래픽과 관련된 문제였다. 이에 대해 딘 가필드 부사장은 ISP(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과의 협력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넷플릭스와 ISP 양사의 ‘윈윈(Win-win)’을 강조했다.

딘 가필드 부사장은 “넷플릭스 서비스는 현재 약 190여개가 넘는 국가에서 제공 중인데, 원할한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 우리는 각 국가들의 ‘깐부’인 ISP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중요하다”며 “때문에 우리는 한국의 LG유플러스나 KT와 같은 통신사들과의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넷플릭스의 망사용료와 관련해 논란이 있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ISP와의 협업을 위해 1조원 규모의 비용을 투자해 넷플릭스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를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딘 가필드 부사장이 언급한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Open Connect Appliances: OCA)은 넷플릭스에서 개발한 자체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다. 

약 1조원 규모의 개발 비용이 투입된 OCA는 넷플릭스가 보내는 데이터가 ISP에 직접 전달돼 중계 접속료가 발생하지 않고, ISP망 내부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어 콘텐츠를 원거리에서 수신해도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발표한 ‘콘텐츠 전송을 위한 협력 방안(2021)’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42개국에 1만4,000여개 이상의 OCA 디바이스가 보급됐으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000개 이상의 ISP가 OCA를 무료로 공급받고 있다. OCA를 사용할 경우 넷플릭스 콘텐츠 전송 시 발생하는 트래픽을 최소 95%에서 최대 10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넷플릭스 측 설명이다.

최근 SK브로드밴드와의 소송 패소로 인해 넷플릭스 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소문에 대해선 구독료 인상과 해당 문제는 전혀 연관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딘 가필드 부사장은 현재 SK브로드밴드 측에서 주장하는 넷플릭스의 망사용료 지불 문제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SK브로드밴드 역시 국내 대표 ISP인만큼 좋은 관계를 맺고 상생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딘 가필드 부사장은 “한국의 스토리텔링 콘텐츠 확보에 넷플릭스는 언제나 긍정적이다. 때문에 한국 ISP인 KT, LG유플러스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와도 상생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며 “때문에 현재 망 사용료 지불 등과 관련된 문제를 실제로 만나 SK브로드밴드의 입장을 듣고 우리가 가진 고민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SK브로드밴드와의 소송 패소로 인해 넷플릭스 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소문에 대해선 구독료 인상과 해당 문제는 전혀 연관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인터넷망에 트래픽을 유발했다 하더라도 대가를 지불할 의무가 없다’는 내용의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판사 김형석)는 지난 6월 25일 넷플릭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 서비시스코리아’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으며, 일부 청구는 각하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1심에서 패소한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지불을 이유로 구독료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내기도 했었다.

딘 가필드 부사장은 “우리는 법적인 판결 결과나 망 사용료 비용 지급을 구독료와 전혀 연관짓지 않고 별개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가 특정 국가에서 가격을 인상할 때는 여러 가지 다른 조건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넷플릭스가 진출한지 5년 이상이 됐지만 한 번도 요금을 인상한 경우는 없었다”며 “물론 한국의 구독료 설정에 대한 문제는 늘 검토 중인 것도 사실이다”라며 요금 인상 자체 문제에 대해선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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