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이 해외패션부문 사장으로 박철규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문장을 영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인 한섬이 3분기에도 호조세를 기록했다. 온라인 부문의 매출 호조와 소비심리 회복에 힘입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이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한섬의 해외패션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서 이목이 집중된다.
 
◇ 해외패션부문 사장에 박철규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영입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5일 승진 27명, 전보 28명 등 총 56명에 대한 2020년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연말께 인사를 단행해왔지만 지난해부터 한 달가량 인사시기를 앞당기는 조기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역시, ‘위드코로나 전환’ 등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내년도 경영전략을 조기에 수립하기 위해 발 빠르게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정기인사에선 한섬 계열사 인사가 눈길을 끌었다. 한섬 해외패션부문 사장으로 박철규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문장이 깜짝 발탁됐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사장급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해오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박철규 사장 영입과 관련해 “한섬의 해외패션 사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백화점 등 유통 계열사와 시너지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987년 설립된 한섬은 MINE(마인), TIME(타임), SYSTEM(시스템) 등 국내에서 입지가 탄탄한 여성복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기업이다. 삼성물산(패션부문), LF, 신계계인터내셔널 함께 국내 패션업계를 이끄는 기업 중 한 곳으로 분류된다. 한섬은 2012년 3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후, 2017년 SK네트웍스 패션사업 부분을 인수하면서 외형을 키운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이 경쟁사인 삼성물산 출신 인사를 영입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박철규 해외패션부문 신임 사장은 1989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30년간 삼성에서만 몸 담아온 이른바 ‘삼성맨’이다. 그는 제일모직 해외상품사업부장(상무)과 제일모직 패션부문 패션사업2부문장(전무),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사장,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문장(부사장)을 거친 뒤 지난해 말 퇴임했다. 

패션 분야의 베테랑으로 꼽히는 인사인 만큼 그의 역량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분위기다. 그는 해외 패션 및 글로벌 사업에 있어서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갖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박 사장은 삼성물산 재직 당시 이탈리아 밀라노 지사 주재원을 거쳐 해외상품사업부장을 맡았던 경험을 갖고 있다. 

한섬은 박 사장의 영입을 계기로 해외 브랜드 발굴과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섬은 이번에 해외패션 부문 강화 차원에서 해외패션 조직 규모를 기존 본부에서 부문으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올해 한섬은 코로나19 등 대외적인 악재에도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 9,424억원, 영업이익은 1,0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52.4% 성장한 실적이다. 온·오프라인 실적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을·겨울시즌은 패션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다. 위드 코로나 체제를 맞이해 소비 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만큼 업계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한섬이 해외패션 부문의 새로운 인사 영입을 계기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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