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파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선효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네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선효 네파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회사의 실적이 수년째 부진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야심차게 진행한 드라마 제작지원 마케팅 효과를 놓고도 썩 좋지 못한 평가가 나오면서 이 대표의 부담은 더욱 커진 모습이다. 

◇ 구원투수로 투입됐는데… 취임 후 실적 내리막길  

네파는 2012년 평안엘앤씨의 네파아웃도어스포츠사업부문이 인적분할돼 설립된 법인이다. 네파의 대주주는 MBK파트너스로, 2013년 1조원 가량을 투자해 네파 지분 94.2%를 인수하면서 변경됐다.

네파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 정점을 찍었던 시기인 2013~2014년께만 해도 매출이 4,700억원대에 달했던 곳이다. 2014년 매출액(4,732억원) 기준 업계 3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위축되면서 실적이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에 네파는 2016년 3월 구원투수 격으로 이선효 대표를 새 수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제일모직과 신세계 인터내셔날, 동일드방레 등의 회사를 거치며 30년 넘게 패션 분야에서 활동해온 업계 전문가다.

당시 네파 측은 이선효 대표에 대해 “패션 시장에 대한 탁월한 안목과 고객 니즈(수요)에 기반한 차별적 브랜드 전략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기대를 보냈다. 이 대표는 취임 당시 “아웃도어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브랜드 정체성을 기반으로 전략적으로 대응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유’라는 브랜드 가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변화를 통해 네파를 현재보다 더욱 높은 성공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취임 후 성과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모습이다. 그가 취임한 첫해인 2016년 네파의 연결기준 매출은 3,856억원에 그치면서, 4,000억원대 선이 붕괴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8억원으로 전년 동기(504억원) 대비 42.8% 감소했다.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2016년 네파는 97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듬해엔 적자폭이 853억원까지 불어났다. 2018년 11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시 부진의 그림자가 덮쳤다. 네파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작년 당기순손실은 1,168억원으로 전년 동기(-9억원) 대비 대폭 확대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아웃도어 시장이 위축되면서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작년 매출액은 2,803억원으로 전년(3,270억원) 대비 14.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284억원) 대비 76.4% 감소한 67억원을 기록했다. 

◇ 드라마 지리산 ‘마케팅’ 효과도 글쎄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부호도 뒤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엔 야심차게 진행한 드라마 제작 지원 마케팅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마저 나오면서 그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 상황이다.

네파는 마케팅 차원에서 tvN 드라마 ‘지리산’에 대한 제작지원에 나선 바 있다. ‘지리산’은 국립공원 지리산을 배경으로 산과 사람을 지키는 ‘국립공원 레인저(조난자 구조대)’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극이다. 30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에 투입된 대작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8년째 네파의 전속모델로 활동 중인 배우 전지현의 출연작이다. 

네파는 전지현 뿐 아니라 극중 배우들의 레인저복을 직접 제작하고 각종 의류 및 용품을 지원했다. 드라마에 자사 제품을 노출시킴으로써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다. 아울러 드라마의 방영에 맞춰 자사 온라인몰에 ‘지리산 전용몰’을 만들고 백화점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드라마 ‘지리산’이 방영 초기부터 엉성한 CG(컴퓨터그래픽) 문제 과도한 간접광고(PPL) 문제로 혹평을 받으면서 홍보 효과를 기대했던 네파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특정 아웃도어 제품이 자주 노출되자 “등산복 광고 드라마냐”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겨울 성수기 대목을 맞아 드라마 홍보로 매출 증대를 노렸던 네파 입장에선 속이 바짝 타들어가게 됐다. 

이에 이 대표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전히 시장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이 대표가 겨울 성수기 대목 시즌을 맞아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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