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렉서스가 올해 1만대 판매실적 회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렉서스코리아
일본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렉서스가 올해 1만대 판매실적 회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렉서스코리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일본차 브랜드 대표주자이자 ‘일본 불매’로 직격탄을 맞았던 렉서스가 올해는 다시 1만대 판매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까. 연말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렉서스가 어떤 성적표를 남기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일본 불매운동 넘고 1만대 복귀할까

렉서스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명실공히 일본차 브랜드 대표주자다. 또한 2000년대 중반 ‘강남 소나타’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며 2년 연속 수입차시장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줄곧 중상위권의 순위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존재감을 자랑해왔다. 아우디·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몰락했던 시기인 2017년과 2019년엔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렉서스를 비롯한 일본차 브랜드들은 2019년 하반기 들어 일제히 중대 악재를 마주했다.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거침없이 확산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일본차는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됐다. 일본차의 주차장 출입을 금지시키는 곳이 등장했을 정도다. 심지어 새 번호판을 단 일본차가 곱지 않은 시선을 받자, 일본차 브랜드들은 예전 번호판을 달 수 있도록 해주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이 같은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는 숫자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2019년 하반기~2020년 상반기 일본차 전체 판매실적은 2018년 하반기~2019년 상반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2014년 하반기~2015년 상반기 이후 최저치였다. 가뜩이나 실적이 지지부진했던 닛산과 인피니티는 이 같은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렉서스 역시 직격탄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2016년 1만594대로 처음 1만대를 돌파한 뒤 △2017년 1만2,603대 △2018년 1만3,340대 △2019년 1만2,241대로 4년 연속 1만대 고지를 넘었으나 지난해에는 8,911대에 그친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일본 불매운동의 열기가 다소 식은 가운데, 렉서스를 비롯한 일본차 브랜드들의 판매실적은 나란히 지난해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 한일갈등 이전 수준엔 미치지 못하지만 말이다.

렉서스는 10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이 8,12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21대 대비 22.8% 늘어났다. 관건은 1만대 판매실적을 회복할지 여부다. 이제 두 달 치 성적표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1,872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기록해야 1만대 고지를 다시 밟을 수 있다.

렉서스는 최근 두 달간 600여대의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했으나 그 이전엔 1,000대 안팎을 기록하기도 했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다만, 최근 심화하고 있는 ‘반도체 대란’ 여파가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차 브랜드의 자존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렉서스는 올해 1만대 판매실적을 회복하며 일본차 브랜드의 귀환을 주도할 수 있을까. 렉서스의 2021년 최종 성적표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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