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올 4월 개막한 한국프로야구가 최종 우승자를 가린 포스트시즌을 끝으로 이달 막을 내렸다.

한국프로야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야구장 내 확진자 발생 없이, 적지만 꾸준히 관객을 동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시행된 포스트시즌부터는 옆자리를 비우지 않았음에도 구장 내 확진자 발생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는 프로야구 팬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온 덕일 것이다. 

이 정도면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야구업계 종사자들은 야구팬들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수 구단의 야구선수들이 방역수칙 위반한 채 이른바 ‘술판’을 벌였고, 이는 일부 선수들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 사실이 연달아 터진 사이, 사태 수습에 진력을 다해야 할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는 무리한 해결책을 내놨다. 리그 창설 40년 만에 첫 리그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또한 KBO는 이사회를 열어 의결에 필요한 조건인 재석인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중단을 강행했다는 의혹이 보도를 통해 제기된 상황이다.

올림픽 휴식기에 더해진 리그중단의 후폭풍은 만만치 않았다. 잔여 경기를 마치기 위해 폐지된 연장전은 무승부를 남발을 불러와 막판 순위경쟁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연이은 더블헤더(1일 2경기)로 인한 체력적 부담은 경기력 하락에 원인이 됐으며, 포스트시즌 경기는 한국시리즈를 제외하고 단축 운영돼 흥미를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KBO는 리그중단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사실과 다르다며 엄정 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3월 KBO는 개막을 앞두고 ‘2021 KBO 코로나19 매뉴얼’을 발표하고 구단 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인원수와 상관없이 대체 선수를 투입해 리그 일정 정상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단을 논의하는 조건의 경우 ’엔트리 등록 미달 등 중대한 영향‘이라고 제시했다. KBO는 리그중단에 대한 사유로 모 팀들의 확진 및 자가격리 대상자가 선수단의 60%를 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시즌 초 내세운 원칙을 지키려는 시도 없이 자의적 해석으로 폐기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야구는 막을 내렸다. 그럼에도 일부 야구팬들의 분노는 진행형이다. 하지만 분노는 머지않아 무관심으로 전환될지 모른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것이 아닌, 한국프로야구 자체에 대한 무관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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