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의 주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신풍제약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신풍제약의 주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테마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수직상승했지만 올해 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대치를 밑도는 임상 진행 상황과 각종 악재성 이슈 등이 겹친 결과로 풀이됐다. 특히 최근 250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크게 휘청였다. 

◇ ‘비자금 조성 의혹’에 주가 이틀째 하락세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풍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13.99% 하락한 3만1,35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20% 가까이 하락한 채 거래를 마친 데 이어, 이날도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간 셈이다. 

이틀째 이어진 주가 폭락세인 ‘악재성 이슈’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4일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신풍제약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날 경찰은 본사 재무팀·전산팀과 경기 안산시 공장 등에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거래 문서 등의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풍제약은 2000년대 중반부터 10여 년간 의약품 원료사와 허위로 거래하고, 원료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 등을 통해 25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올해 초 관련 의혹을 포착해 내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이날 오전 한 언론보도로 전해지자 신풍제약의 주가는 곧바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신풍제약 측은 이날 공시를 통해 경찰의 압수수색 진행 사실을 인정했다. 신풍제약 측은 “관련 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며, 향후 진행상황 및 확정사실 등이 발생할 경우 관련사항을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테마주로 큰 관심을 받은 종목이다. 신풍제약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를 개발 중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크게 치솟았고 지난해 9월엔 장중 한때 21만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2019년 말 까지만 해도 신풍제약의 주가가 7,000원대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3,000%나 상승한 셈이었다.

◇ 잇단 악재로 부글부글… 소액주주 집단 반발 확대되나

하지만 올해 들어서 주가는 더 치고 나가지 못한 채 하락세를 보여 왔다. 이 같은 주가 하락세엔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되면서 치료제에 대한 투자시장의 관심이 이전보다 낮아진 분위기다. 여기에 지난 4월 최대주주의 대량 주식 매도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한 차례 흔들리기도 했다.

또 지난 7월엔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주가가 하한가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신풍제약은 임상3상 계획을 승인받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투자시장에선 치료제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놓고 의문의 시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각종 악재성 이슈까지 잇따라 전해지면서 투심은 더 얼어붙었다. 국세청은 지난 6월 신풍제약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최근 신풍제약은 80억원대에 달하는 세금 폭탄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25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추가로 전해지면서 주가가 크게 주저앉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주가 하락으로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풍제약 소액주주모임은 지난 17일 신풍제약 본사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피라맥스’의 임상 3상 관련해 몇 달째 업데이트된 것이 없다는 점을 항의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소액주주들이 내달 9일까지 규탄시위를 예고한 가운데 악재성 이슈가 터지면서 소액주주들의 집단행동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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