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이 내년 1월 구자은 회장 체제를 출범시킨다. /LS그룹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LS그룹이 구자은 회장 체제를 출범시킨다. 20년째 이어진 사촌형제 경영승계 전통에 따라 그룹의 3대 회장 자리를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이어받았다. 새로운 회장 체제를 맞아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구자은 회장 체제 출범… 사촌 승계 전통 이어가 

LS그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의 그룹 회장 선임을 포함한 2021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구자열 현 LS그룹 회장은 연말까지 그룹을 이끈 뒤 경영 바통을 사촌동생인 구자은 회장에게 공식적으로 넘긴다. 

이번 그룹 경영 승계는 LS그룹의 공동경영 원칙을 따른 것이다. LS그룹은 2003년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고 구태회·구평회·구두회 3형제가 LG그룹에서 전선·금속 부문을 계열 분리해 설립한 기업집단이다. 계열 분리 당시, 3형제는 그룹을 공동 경영하기로 원칙을 세웠다. 이에 따라 3형제의 장자가 돌아가며 그룹 회장직을 맡는 ‘사촌경영’ 전통이 만들어졌다. 

LS그룹은 이 원칙에 따라 9년 주기로 잡음 없이 경영권 이양이 이뤄지고 있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1대 회장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은 올라 2004년부터 2013년까지 그룹 회장직을 맡다가 2013년 사촌 동생인 구자열 현 회장에게 총수 자리를 물려줬다. 구자열 회장은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구자열 회장은 9년간 회장직을 맡아오다 이번에 사촌동생인 구자은 회장에게 경영권을 이양했다. 구자은 회장은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구자은 회장은 1964년생으로 올해 만 57세다. 1953년생인 구자열 회장보다는 11살이 젊다. LS그룹은 구자은 회장 체제를 맞아 보다 젊고 혁신적인 조직으로 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 조직 혁신·디지털 전환·친환경 사업 속도낼 듯   

구자은 회장은 2019년부터 지주사 내 미래혁신단을 맡아 각 계열사별로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 과제를 촉진하고 애자일(민첩한) 경영기법을 전파하는 등 그룹의 미래를 위한 변화를 이끌어왔다. 그가 총수에 오르게 되면 이러한 디지털 전환과 애자일 경영은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LS 측은 “구자은 회장이 ESG와 친환경 흐름으로 촉발된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LS가 주력으로 하는 전력 인프라와 종합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LS의 제2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며 기대를 보냈다. 

LS그룹은 내년 닻을 올릴 구자은 회장 체제를 맞아 이날 대대적인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우선 LS를 비롯해 주요 회사인 LS전선과 LS엠트론 등 총 9개 계열사의 수장을 교체하는 경영진 변화를 꾀했다. 

우선 명노현 LS전선 사장은 LS CEO로 이동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해상풍력, 전기차 부품 등의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일군 점을 인정받아 지주사 CEO로 발탁됐다. LS전선 CEO 자리엔 LS가(家) 3세인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이 선임됐다. 또 LS엠트론 수장으론 신재호 LS엠트론 부사장이 발탁됐다.

LS그룹은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서 △승진 47명 △CEO 선임 및 이동 12명 △외부 영입 1명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LS 관계자는 “새로운 LS 3기 체제를 맞아 그룹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ESG와 친환경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 된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각 계열사 차세대 리더를 대폭 발탁하는 등 미래 성장에 중점을 둔 인사”라고 설명했다.  

과연 구자은 회장 체제를 맞아 LS그룹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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