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패션그룹이 세정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면서 2세 경영인 박이라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세정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중견 패션그룹이 세정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2019년 오너2세인 박이라 사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한 후 돌파구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코로나19 등 대외 악재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박이라 사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 4년째 영업적자 행진… 오너2세 전면 등장에도 성과 ‘글쎄’

세정그룹은 인디안, 올리비아로렌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패션그룹이다. 박순호 회장이 창업한 세정은 1974년 동춘섬유공업사를 모태로 출발해 1991년 법인(세정)으로 전환한 후 오프라인 가두점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온 곳이다. 남성복, 여성복 브랜드 뿐 아니라 유통브랜드 웰메이드, 쥬얼리 브랜드 디디에두보와 두아니 등의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자회사 세정과미래를 통해선 캐주얼 브랜드 ‘니(Nii)’ 등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세정의 실적은 신통치 못한 실정이다. 매출이 줄어들고 영업실적이 악화되는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세정은 2017년 연결기준으로 387원의 영업손실을 낸 후, 4년째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작년엔 40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는 전년 동기(51억원) 보다 대폭 늘어난 규모다. 

매출도 크게 줄어든 실정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963억원으로 전년 동기(3,937억원) 보다 24.7% 감소했다. 2016년 매출 5,314억원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작년 실적이 더욱 악화된 데는 코로나19 악재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국내 패션업계는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특히 오프라인 가두점 매출 비중이 높은 세정은 더 타격이 컸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 2세 경영인인 박이라 세정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박이라 사장은 창업주인 박순호 회장의 셋째 딸로 경영 전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 사장은 2005년 세정에 입사해 비서실, 브랜드전략실장 등을 거쳐 웰메이드사업본부, 마케팅홍보실, 구매생산조직 임원 등을 맡았다. 패션 유통 플랫폼 ‘웰메이드’와 주얼리 브랜드 ‘디디에두보’, ‘크리스.크리스티’ 론칭, ‘NII’ 리뉴얼 등에 참여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또 복합생활쇼핑몰 ‘동춘175’와 라이프스타일숍 ‘동춘상회’ 론칭을 주도하며 그룹 내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데 힘써온 인사로 평가 받는다. 아울러 2007년부터 세정의 자회사인 세정과미래 대표이사를 맡아오는 등 경영에 적극 참여해왔다.  

박 사장은 2019년 세정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이후 박 사장은 실적 부진의 돌파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사업 체질 개선을 꾀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작년까지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그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이에 세정은 올해 실적 부진 탈출을 위해 더욱 신발끈을 바짝 조이고 있는 모습이다. 세정은 올해 캐주얼 브랜드 NII(니)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또 온라인 유통 채널과 주얼리 브랜드 사업 역량을 강화하며 침체된 패션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과연 박 사장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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