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24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24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주장에 이어 국토보유세 공약까지 선회 가능성을 보였다. ‘아니면 말고식 공약이 아니냐'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론에 따른 빠른 대처는 최근 이 후보가 밀고 있는 ‘기민한 민주당, 실천하는 민주당’에 어울리는 모습이라는 평가다.

◇ 국민의힘 "표 안되면 안하느냐"

이 후보는 29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국토보유세는 세금정책이 아닌 분배정책에 가깝다"면서도 “다만 불신이 많고 오해가 많기 때문에 국민 동의를 얻는 전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증세는 사실 국민들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선 D-100 전국민 선대위 회의 연설에서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의 삶을 지키는 국회, 국민의 일상회복에 전력투구하는 민생국회로 만들겠다”며 “윤 후보가 말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50조 원 지원 약속, 저도 받겠다”고 말한 것에 이은 두번째 번복이다.

대선 후보에게 반복되는 공약 포기는 정책의 일관성에 타격을 입힐 뿐아니라 ‘아니면 말고’식 공약 남발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선택하기 쉽지 않은 결정이다.

예상대로 김은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후보는 표 안되면 안하느냐”며 “세금도 표로 계산하는 여당 후보에 국민들은 불안하고 무섭다. 표 득실에 따라 이 후보가 공약포기 도미노 행진을 벌일 것이라는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일각선 기민 대응 의지로 해석

그럼에도 이같은 이 후보의 행보가 선대위 구성에 난항을 겪으면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시민들과 만나 즉석 연설을 할때마다 강조하는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모습을 반성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9일 오후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남에서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질문에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골목 소상공인 대책이 취약했던 점”이라며 “우리가 자랑하는 K-방역의 성과는 국민들의 협력과 소상공인들의 희생에 기반했다.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을 소상공인의 피와 노력으로 대체하고서 전 세계적으로 GDP의 10% 이상을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겨우 1.3%가량 지원하고서도 많다고 난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번 지원 사업을 했는데, 부족해서 또 하고 부족해서 또 하는 현상도 우리가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다”며 “윤 후보께서 내년에 당선되면 그 때 50조를 지원하겠다고 말씀하시는 데 내년에 말고 지금 좀 하면 좋겠다”고 윤 후보의 50조 공약을 언급했다.

이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포기하고 어떤 형식이든 소상공인과 어려운 분들에게 지원하도록 하자고 말씀드렸으니 조건 붙이고, 미루지 마시고 지금 당장 논의했으면 좋겠다”며 “제가 이것은 온전히 윤 후보의 성과로 인정하고, 협조할 테니까 논의를 하자”고 호소했다.

◇이재명 “지지율에 연연 않겠다”

이 후보는 연이은 청년 공약과 공약포기 등 파격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의 지지율을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다. 대선 100일을 앞두고 K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35.5%, 윤석열 35.5%로 똑같이 나타났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는 3주 전 이재명 28.6% 윤석열 34.6%에 비하면 이 후보가 윤 후보를 많이 따라잡은 셈이지만, 아직 이 후보가 갈 길이 멀다는 반증이면서 공약포기가 표 득실에 큰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지지율이 크게 좁혀지지 않은 현상에 대해 “(청년 공약 등은)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행동한 것이 아니라 할 일을 하고 그것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바꾸려는 노력이다”며 “며칠의 노력으로 지지율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일주일, 한 두 달 노력해서 바뀌는 지지율이면 그것이 정상적인 지지율이겠나.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지율과 관계없이 해야 할 일에 집중을 하고 성과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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