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를 거부하고 부산을 방문한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부산 지역구 사무실(부산 사상구)을 격려차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당대표실 제공)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지난달 30일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한 지 사흘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무에 언제 복귀할지 요원하다. 이 대표를 만난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천하람 변호사는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위기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서울로 빈손으로 쉽사리 올라갈 생각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대표가 느끼는 위기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방향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선’ 문제다. 그는 “쉽게 이야기하면 지금 제대로 된 타겟팅이나 컨셉 없이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모든 토끼를 잡겠다는 ‘안철수식’ 선거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는 “예를 들어 20‧30대 남성은 이준석이 붙잡고 있으니까 이수정 교수를 데려오면 20‧30 여성도 잡을 수 있겠지 이런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20‧30대 남성들이 왜 이 교수에 대해 여러 비토 정서가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선대위원장 영입이 이 대표의 잠행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그러면서 “4‧7 재보궐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세대포위론이라든지 아니면 정말로 중도확장이라든지 어떤 개혁적인 변화의 모습,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과연 진지한 고민이나 큰 방향성 내지는 큰 그림이 있는지에 대해 굉장히 불만 내지는 위기감이 컸다”고 전했다.

‘인선’ 문제는 이 대표가 꾸준히 ‘파리 떼’, ‘하이에나’ 등으로 저격해 온 ‘측근 문제’와 결부돼 있다. 천 변호사는 “과연 현재 인선이 신속하고 정확한 선거 캠페인을 하기 적절한가, 소위 말하는 파리 떼나 하이에나 같은 분들이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총괄이 불발된 것에 대해서도 굉장히 불만이 있었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익명 인터뷰를 통해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오히려 선거전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에 대해 굉장한 위기감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갈등 국면이 쉽사리 진정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 직접적인 소통이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에 천 변호사는 “직접은 아닌 거 같다”며 “윤 후보도 직접은 연락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고, 이 대표는 휴대전화를 꺼놨지만 동행하고 있는 분들의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린다”고 말했다. “아주 실질적이거나 깊이 있는 의사소통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잠적’에 돌입한 이 대표는 부산을 방문한 뒤 전날(1일)에는 전남 순천‧여수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날은 제주로 이동하며 잠행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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