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철 롯데GRS 대표이사가 내년 실적 개선 과제를 더욱 엄중하게 마주할 전망이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그룹이 ‘성과주의’에 기반을 둔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차우철 롯데GRS 대표이사가 유임에 성공해 관심이 끌고 있다. 그는 신통치 못한 실적을 냈지만 인사 칼바람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다만 내년에는 보다 엄격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그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전망이다. 

◇ ‘취임 1년’ 차우철 대표는 유임

롯데그룹은 최근 정기인사를 통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부진한 실적을 낸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번 물갈이 인사의 주요 타깃이 됐다. 유통·호텔 부문 수장과 주요 계열사 CEO들이 이번 정기인사에서 옷을 벗었다.  

다만 올해까지 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는 롯데GRS의 수장인 차우철 대표는 유임에 성공했다. 취임한 지 1년 밖에 안 된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차우철 대표는 지난해 11월 정기인사를 통해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GRS에 ‘구원투수’ 격으로 투입된 인사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등 그룹의 외식사업을 책임지는 계열사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후 실적이 크게 악화되자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한 바 있다. 

‘실적 개선’이라는 중책을 부여받은 차 대표는 취임 초기부터 분주한 한해를 보냈다. 침체된 조직 분위기 쇄신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해 소통 경영에 나서는 한편, 비용 효율화를 꾀했다. 

롯데GRS는 지난 2월 근속연수 20년 초과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인력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다. 또 주력 외식 브랜드를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정비하기도 했다. 롯데리아는 올해 매출이 부진한 ‘AZ버거’와 ‘폴더버거 핫치킨’ 등의 제품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차 대표는 지난 7월 엠에프지코리아에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를 매각하는 작업도 발 빠르게 진행했다. 

이에 2분기엔 영업이익이 깜짝 흑자 전환하는 등 성과를 보이기도 했지만 실적개선 기조는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3분기 들어 다시 실적이 꼬꾸라졌기 때문이다. 

◇ 코로나19 확산세가 변수 

롯데GRS는 올 3분기 연결기준으로 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전분기(10억원) 대비 적자전환한 실적이다. 전년 동기(-17억원)와 비교하면 손실이 대폭 늘어난 실적이다. 이에 따라 롯데GRS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연말 정기인사 시즌을 앞두고 차 대표의 유임 여부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취임한지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만큼 롯데그룹은 향후 실적개선 성과를 좀 더 지켜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내년도 사업 계획을 구상하는 차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내년엔 보다 확실한 경영개선 성과가 요구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외식업계 업황은 내년에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시행되면서 업황 회복이 기대됐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심해지면서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폭 늘어나자 6일부터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수도권은 최대 6인, 비수도권은 8인으로 축소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또 정부는 방역패스 제도를 식당·카페를 포함한 다중이용시설로 확대하기로 했다. 과연 차 대표가 내년에 코로나19 악재를 딛고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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