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 계획 철회한 티몬의 향후 기업공개(IPO) 추진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6월 새롭게 CEO로 영입된 장윤석 공동대표가 내년을 목표로 도전 의지를 내비친 만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티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SSG닷컴과 오아시스마켓, 컬리 등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준비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티몬의 기업공개(IPO) 추진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몬은 올해 상장 계획을 세웠다가 사정이 여의찮아 보이자 철회한 상황이다. 다만 지난 6월 새롭게 CEO로 영입된 장윤석 공동대표가 내년을 목표로 도전 의지를 내비친 만큼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 IPO 시장 달구는 이커머스 기업… 내년 상장 목표로 분주

SSG닷컴, 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은 최근 기업공개 준비 절차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세 기업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두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친 후,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SSG닷컴·마켓컬리의 경우, 벌써부터 IB업계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SSG닷컴은 유통공룡인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기업으로,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며 이커머스 내에서 시장점유율을 2위로 끌어올렸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계 1위인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컬리는 이달 초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올해 초 쿠팡이 성공적으로 뉴욕 증시에 입성한 후, 이커머스 기업들은 줄줄이 IPO 준비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온라인쇼핑과 새벽배송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인 것이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체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진 것도 상장 준비에 나선 배경으로 거론된다. 

티몬도 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올해 상장을 목표로 세웠던 바 있다. 하지만 연내 상장 목표는 결국 물거품이 됐다. 지난해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한 후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 절차를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접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티몬은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였음에도 지난해 매출이 12%나 감소세를 보였다. 

티몬은 2010년 5월 설립된 이커머스업체로 국내 최초로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개시하며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한 곳이다. 한때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였지만 최근 몇 년간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쿠팡은 배송 경쟁력을 무기로 급성장세를 보여 왔다. 여기에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과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 컬리 등 새벽배송 업체들 등이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티몬의 존재감은 더 흐릿해졌다. 또 작년에 매출이 감소한데다 적자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기업 성장성을 놓고 의문이 이어졌다. 결국 티몬은 지난 7월 주관사에 연내 상장 추진이 어렵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내년 상장 재추진 가능성 시사’ 장윤석 대표, ‘콘텐츠 커머스 전략’ 통할까

물론 티몬이 상장 계획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티몬은 5월부터 7월까지 경영진 체제를 정비한 후,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펼치고 있다.

티몬은 5월 전인천 전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한 후, 6월에 장윤석 콘텐츠플랫폼 기업 아트리즈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전 대표를 통해선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을, 장 대표를 통해선 콘텐츠 및 라이브커머스 강화를 꾀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가 설립한 아트리즈는 크리에이터가 진정성 있게 선별한 브랜드, 상세한 상품 설명, 고객간 소통에 중점을 둔 콘텐츠를 기획하고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다. 장 대표는 아트리즈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티몬의 새 성장 비전을 ‘콘텐츠 커머스 강화’로 제시했다. 콘텐츠 커머스는 방송 콘텐츠에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구매로 연결시키거나 콘텐츠의 IP를 활용한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활동을 뜻한다. 

장 대표는 티몬이 기존 보유하고 있던 커머스 자산에 콘텐츠DNA를 화학적으로 결합해 티몬만의 이커머스 3.0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이 같은 새로운 사업 전략 아래, 티몬은 최근 자체 제작한 웹 예능 콘텐츠인 선보이고 다양한 플랫폼 콘텐츠 기업과 협업을 이어가는 등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0월 13일 열린 플랫폼 ‘티비온(TVON)’을 통해 진행된 라이브간담회에서 기업공개 계획을 언급했다. 그는 “IPO는 기업의 (최종) 목표가 아니며 시장 경쟁력을 고려해 최적의 시기가 언제인가를 봐야 한다”면서도 “연내 새로운 비전으로 준비 작업을 하고 내년 상반기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 이어 내년 중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장 대표가 티몬의 기업 가치를 높여 IPO 추진 동력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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