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제약이 호텔 사업 추진 계획을 철회하고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삼성제약이 호텔 사업 추진 계획을 철회했다. 의약품 임의제조 논란으로 강도 높은 행정처분을 받으면서 경영난이 가중된 가운데 본업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호텔 추진 계획 철회… “제약 본업에 집중할 것”

삼성제약은 9일 장래사업 및 경영 계획에 대한 정정공시를 냈다. 자산 활용 극대화를 위한 호텔사업 계약 추진 계획을 철회한다고 내용이었다. 

삼성제약은 지난해 6월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인 하얏트와 ‘하얏트 플레이스’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호텔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이었다. 예상투자 금액은 400억원이었다. 

당시 삼성제약은 “하얏트 브랜드 중 ‘하얏트 플레이스’를 국내 첫 론칭함으로써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및 생명과학단지 인근에 차별화된 비지니스 호텔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에 특화된 컨퍼런스 센터 및 관련 서비스 제공을 통해 오송 지역 내 랜드마크이자 바이오 산업분야 활성화의 지원군 역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을 밝힌 지 1년 6개월 만에 사업 추진 철회를 결정한 것이다. 삼성제약은 호텔 추진 계획을 접고 유휴 부지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제약은 충북 청주시 오송읍 소재 토지를 약 173억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제약은 해당 자산 매각으로 확보된 자금으로 재무구조 개선 및 신약개발, 제약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부진한 실적과 최근 행정처분 악재 등의 고려한 결정으로 관측된다. 삼성제약은 2013년부터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만 해도 100억원에 달한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06억원으로 집계됐다.  

◇ 실적 악화에 잇단 행정처분으로 위기 봉착 

여기에 삼성제약은 올해 의약품 임의제조 논란으로 크게 홍역을 치른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삼성제약이 변경허가(신고)를 받지 않고 첨가제 임의 사용 등 약사법 위반 사실을 적발해 행정 조치를 내렸다.

문제가 된 제품은 삼성제약이 직접 제조한 △게라민주 △모아렉스주 △콤비신주 △콤비신주 3그램 △콤비신주 4.5그램 등 5개 품목과 삼성제약이 위탁 생산을 맡긴 헬스나민주 1개 품목이다. 식약처는 해당 6개 품목에 대한 제조·판매 중지하고 회수 조치 처분을 내렸다. 

또한 지난달 식약처는 제조관리자 의무 위반 사실 등을 적발해 삼성제약에 대해 전 제조업무정지 3개월(2021년 11월 15일~2022년 2월 14일)의 추가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 같은 잇단 행정 조치로 삼성제약의 실적 및 재무구조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졌다. 아울러 제약사로서의 신뢰성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결국 삼성제약은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릴 때가 아니라고 판단, 호텔 사업 추진 계획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번에 확보된 유동성으로 추락한 신뢰와 실적을 회복할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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