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마니커가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실적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마니커가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사진=마니커 및 픽사베이 / 편집=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육계기업 마니커가 적자의 수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은 물론, 장기적인 측면에서도 줄곧 적자가 이어진 가운데 올해도 먹구름이 잔뜩 낀 모습이다. 특히 이 같은 실적 부진은 모그룹인 이지바이오그룹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점에서 최상웅 대표가 ‘가시방석’에 놓이게 됐다.

◇ 올해도 적자 탈출 요원… 최상웅 대표, 내년엔 반등할까

지난달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마니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1,854억원의 누적 매출액과 94억원의 누적 영업손실, 118억원의 누적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이 15.6% 증가하고 손실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지만 적자행진은 끊지 못한 모습이다.

마니커의 실적 부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고,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371억원에 달했다. 2017년과 2018년엔 흑자를 기록했지만, 그 규모는 70억원대에 불과했다. 이어 2019년엔 1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다시 적자전환했고, 지난해에는 309억원으로 불어난 바 있다. 

부진한 실적의 배경으로는 가장 먼저 업계 상황이 지목된다. 경쟁이 심화하고 비용은 증가하는 가운데, 생계육계 가격이 원가 이하로 떨어지는 등 사업여건이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신속하고 적절한 대처에 실패한 마니커 차원의 문제 또한 없지 않다. 업계 경쟁사의 경우 생산성 및 수익성을 강화하거나 사업을 확대하는 등의 대응에 나서 효과를 봤지만, 마니커는 업계에서도 유독 심각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2018년 12월 전격 취임해 어느덧 만 3년을 넘긴 최상웅 마니커 대표 입장에선 이러한 실적 부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적 개선이란 중책을 안고 취임했음에도 줄곧 적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니커의 실적 부진이 모기업에게 큰 짐이 되고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다. 마니커는 2011년 이지바이오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으며, 지난해 그룹 차원의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현재 이지홀딩스가 최대주주다. 이지바이오그룹은 마니커를 품은 이후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왔다. 하지만 마니커는 핵심 계열사임에도 좀처럼 실적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며 그룹에 재무적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게운데, 마니커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니커 관계자는 “수익성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오고 있고, 온라인 사업 또한 강화하고 있다”며 “흑자전환까진 자신할 수 없지만 내년에는 실적이 한결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니커는 지난 8월 무상감자 및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금을 조달하는 한편,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바 있다. 당장 급한 불은 끈만큼, 이제는 실적 개선을 향한 본격적인 변화 및 성과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올해도 우울한 연말을 피할 수 없게 된 최상웅 대표가 내년엔 변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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