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오고 있는 벤츠와 BMW에 예사롭지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뉴시스
수입차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오고 있는 벤츠와 BMW에 예사롭지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때 수입차업계 1등 자리를 놓치지 않다 이제는 ‘만년 2등’의 설움을 겪고 있는 BMW가 내년엔 마침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예사롭지 않은 변수가 드리우고 있는 시장 상황 속에 수입차업계 판도가 흔들릴지 주목된다.

◇ 6년 연속 2등 임박한 BMW, 내년엔 반전?

BMW는 국내 수입차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도 존재감이 특별한 곳이다. 1990년대 중반 한국법인을 설립해 일찌감치 국내 시장의 터를 닦았고, 이후 수입차시장의 가파른 성장기를 함께했다.

수입차시장에서 줄곧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BMW는 특히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 1위를 놓치지 않으며 ‘BMW 시대’를 열어젖혔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BMW에 가려 만년 2인자 신세에 머물렀던 메르세데스-벤츠가 끝내 BMW를 넘어 1위에 오른 것이다.

이는 일회성 반전에 그치지 않았다. 벤츠는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을 뿐 아니라 격차까지 크게 벌리며 독주를 달렸다. 반면, BMW는 화재결함 파문으로 휘청거리며 늘 2등에 머물렀다. 양측의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그대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신규 등록대수 집계에 따르면, 벤츠와 BMW는 11월까지 각각 6만9,400대, 6만1,436대의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 중이다. 격차가 꽤 좁혀지긴 했지만, 여전히 1·2위 구도엔 흔들림이 없다. 2021년이 이제 12월 한 달만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시장 상황엔 예사롭지 않은 변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먼저 ‘반도체 대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츠의 급격한 부진이다. 벤츠는 지난 10월과 11월 월간 판매실적이 각각 3,623대, 3,545대로 크게 저조했다. 12월 역시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전년 대비 ‘역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벤츠는 지난해에도 연간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바 있는데, 2년 연속 아쉬움을 남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BMW는 두 달 연속 벤츠를 제치고 월간 판매실적 1위를 차지했다. 지는 2017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BMW 역시 판매실적이 다소 부침을 겪고 있긴 하지만 벤츠보단 덜한 모습이다.

12월에도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벤츠와 BMW의 올해 연간 판매실적 차이는 상당히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연간 판매실적은 2019년 3만4,000여대까지 벌어졌고 지난해에도 1만8,000여대가량 차이가 났는데, 치열한 경쟁구도에 다시 불이 붙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벤츠와 BMW의 내년 행보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또 한 번의 ‘골든 크로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꽤 높아진 모습이기 때문이다. 6년 연속 2등 낙인이 임박한 BMW가 내년엔 마침내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명불허전’ 벤츠가 타이틀 방어를 이어나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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