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여·수신 경쟁력 강화 전략을 고민이 깊어갈 전망이다. /토스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영업이 잠정 중단된 가운데 수신 영업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최근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발맞춰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수신 금리 인상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토스뱅크가 수신 영업 경쟁에서 다소 뒤처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토스뱅크는 ‘조건 없는 연 2% 예금 금리’를 내세웠다가 출범 석 달 만에 일부 예치금 구간에 대한 금리 혜택 축소를 결정한 상태다. 

◇ 수시입출금 상품 금리 예치금별 차등화… 출범 석달만에 금리 혜택 후퇴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내년 1월 5일부터 수시입출금 상품의 금리를 예치금 구간별로 차등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고객이 예치한 1억원 이하 금액에 대해선 기존 토스뱅크 통장의 ‘연 2% 금리(세전)’가 유지되지만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엔 ‘연 0.1% 금리(세전)’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예컨대, 한 고객이 1억5,000만원을 통장에 맡겼다면 1억원까지 연 2%의 금리(세전)를 적용받지만, 초과하는 5,000만원에 대해서는 연 0.1%의 금리(세전)가 적용된 이자를 지급받는 셈이다.

토스뱅크는 10월 5일 영업을 개시한 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출범 당시 홍민택 대표는 출범 당시 토스뱅크의 서비스 방향에 대해 “고객이 최대한의 혜택을, 최소한의 조건으로 받는 것”이라며 조건 없는 예금 금리 혜택을 담은 수신 상품을 내놨다. 바로 연 2%의 금리를 최소 납입금액과 같은 어떤 조건 없는 고객에게 지급하는 수시입출금 통장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은행권의 수시입출금 상품 이자율이 0.2%~0.3%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토스뱅크는 일정한 조건이 붙는 예·적금 수신 상품을 내놓는 대신, ‘파킹통장’ 성격의 수신 상품만을 출시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파킹통장은 목돈을 잠시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통장으로, 통장에 자금이 고정되어 있으면 일반 수시 입출금 통장보다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토스뱅크의 이 같은 수신 상품의 지속가능성을 놓고 업계에선 의문이 적지 않았다. 높은 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해당 금리 혜택을 장기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홍 대표는 10월 열린 토스뱅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연 2% 수신금리는 조달금리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며 충분히 감당 가능한 비용구조”라고 자신했다. 

◇  여·수신 경쟁력 강화 전략 골머리 

하지만 출범 석 달 만에 결국 일부 혜택 축소를 결정한 것이다. 이는 예대금리차에 따른 역마진을 견디지 못해 내려진 조치로 풀이된다. 토스뱅크는 대출 영업이 중단되면서 역마진 우려에 시달려왔다. 토스뱅크 신규 대출 영업은 출범 9일 만에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규제에 발목이 잡혀 중단된 상태다. 토스뱅크는 올해 당국이 권고한 가계대출 총량(5,000억원) 한도를 소진함에 따라 연말까지 모든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키로 했다. 이로 인해 제대로 된 예대마진을 거둘 수 없게 되자 수신 상품의 일부 혜택 축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토스뱅크 측은 일부 구간의 금리 변경과 관련해 “99%에 달하는 고객의 경우 금리 변동 영향을 받지 않고 기존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팎에선 따가운 눈총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결국 초반 고객몰이를 위한 미끼용 혜택이 아니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에선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발맞춰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자 예·적금 인상에 나선 상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이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여기에 케이뱅크는 최근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금리를 기존 연 0.8%에서 연 1.0%로 올렸다. 케이뱅크는 한도 3억원까지 단일 금리를 제공한다. 토스뱅크가 1억원 초과 시 0.1% 금리를 적용하겠다고 한 것과 비교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토스뱅크의 수장인 홍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대출 재개를 준비하는 홍 대표는 여신 영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수신고객 이탈을 최소화하는 데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치열한 시장 경쟁 구조 속에서도 토스뱅크가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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