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 신임 대표이사에 이환주 KB금융지주 CFO가 낙점됐다. /KB금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B생명이 새 사령탑 체제를 맞이함에 따라 시장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최근 2년간 부진한 실적 흐름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새 수장 체제 안에선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 50대 젊은 CEO로 사령탑 교체… 적자 행진 고리를 끊을까

연말을 맞아 보험업계엔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주요 임원진 자리에 보다 젊은 인사들이 속속 낙점이 되고 있는 추세다. KB생명도 최근 수장 교체가 결정되면서 변화를 맞게 된 곳 중 하나다.

KB금융지주는 최근 KB생명 대표 후보에 이환주 현 KB금융지주 CFO를 추천했다. 이환주 대표이사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올해 만 57세다. 

KB금융은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 계열사 CEO를 대거 교체하고 50대 CEO를 전진 배치하는 세대교체성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KB생명 CEO 인사에서도 이 같은 인사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KB생명 기존 수장인 허정수 대표는 1960년생으로 올해 만 61세다. 허 대표는 기본 임기(2년)를 채운 뒤 2차례의 연임을 한 인사로, 이달 말 만료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경영 바통을 이어받을 이환주 내정자가 마주한 과제는 가볍지 않을 것을 보인다. 가장 큰 당면 과제는 실적 개선이 될 전망이다. 

KB생명은 지난해부터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작년 2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KB생명은 올해까지도 적자 탈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B생명의 3분기 누적 순손실은 141억원이다. 

이 내정자는 은행 내 주요 핵심 직무인 재무·전략, 개인고객, 외환 등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인사로 평가된다. 그는 국민은행 영업기획부장, 국민은행 외환사업본부장,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전무,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거쳐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보험업권에서 일한 직접적으로 경험은 없지만, 금융 주요 업무 비즈니스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을 만큼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KB생명은 최근 몇년간 GA(법인보험대리점)와 방카슈랑스 채널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라는 전략을 펼쳐왔다. 이 과정에서 초기 수수료 비용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장기적인 성장성을 구축하기 위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지속적인 적자 실적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 내정자가 이 같은 손실 구조를 해소할만한 해법을 찾을 지 주목된다.

2023년 도입될 새 회계기준((IFRS17) 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생명은 보험사의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은 올해 3분기 기준 195.5%를 기록했다. 1분기 153%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개선된 수치지만 업계 평균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는 수준이다. 생명보험업계 평균 RBC 비율은 6월 말 기준 273% 으로 나타났다. 

IFRS17가 도입되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 방식은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게 된다. 이 경우, 지급여력비율(RBC)이 악화될 수 있어 업계에선 최근 몇 년간 재무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이 내정자 역시, 이를 대비해 건전성 관리 및 체질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푸르덴셜생명과의 시너지 제고도 주요 과제로 지목된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하반기 KB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KB금융은 서둘러 통합 작업을 추진하지 않고 당분간 두 생보사의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푸르덴셜생명은 대면 설계사 조직에 특화된 장점이 있다. KB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강점을 보여 왔다. 또한 최근 몇 년간 GA 채널 영업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에 각사의 강점을 살리면서 상호 연계할 수 있는 사업 전략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연 KB생명이 새 사령탑 체제를 맞아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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