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노조가 노조위원장을 해임하는 등 거센 임단협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노조가 노조위원장을 해임하는 등 거센 임단협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올해 사상 첫 전면파업에 돌입했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노조가 임단협 타결 이후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찬반투표 등 조합원 동의절차 없이 직권으로 임단협을 최종 타결시킨 노조위원장이 내부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국 해임처리 됐다. 한국타이어의 향후 노사관계 역시 짙은 안갯속에 놓이게 된 모습이다.

◇ 거센 임단협 후폭풍… 여전한 갈등의 불씨

한국노총 산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노조(이하 한국타이어노조)는 지난 22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현 노조위원장에 대한 해임 안건을 의결했다.

해임된 노조위원장은 지난 4월 선임됐다. 노조위원장 선거 방식이 기존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변경된 후 처음으로 선출된 인물이다. 이후 한국타이어노조는 최근 수년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웠고, 결국 지난달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이 역시 회사 창립 및 노조 설립 이후 첫 파업이었다.

이 같은 파업은 20일 넘게 이어지다 지난 17일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노조위원장은 임단협 합의안을 직권 처리했다. 찬반투표 등 조합원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다.

이후 노조위원장은 호소문을 통해 사측이 직장폐쇄 카드 등으로 압박하고, 잠정합의안에 붙이는 것도 반대해 직권 처리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앞서 본지는 이 같은 내용을 단독보도한 바 있다. ( [단독] 한국타이어 노조위원장 “사측 ‘직장폐쇄’ 압박에 임단협 합의” )

하지만 한국타이어노조 내부에선 합의내용은 물론 과정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이어졌다. 

결국 한국타이어노조는 집행부가 총사퇴한 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꾸려졌다. 이 과정에서 노조위원장 역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타이어노조 관계자는 “노조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뜻을 명확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비대위는 판단했다”며 “이에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해임 안건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타이어노조 비대위는 차기 노조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해산했다. 

이로써 한국타이어 노사관계는 짙은 안갯속에 놓이게 됐다. 당초 이번 임단협 타결이 노사의 위기공감대 형성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임단협 타결을 주도한 노조위원장이 해임된 가운데, 합의 내용에 대한 불만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상 초유의 전면파업 사태를 빚었던 노사갈등이 또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특히 일련의 사태 속에 제2노조인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가 세를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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