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은행 신임 대표로 박우혁 전 신한은행장이 내정됐다. /신한금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제주은행이 내년 새로운 사령탑 체제를 맞이한다. 서현주 현 행장의 후임으로 박우혁 전 신한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신임 수장은 은행의 지속적인 실적 성장세를 견인하는 한편,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 노사 화합, 주주가치 제고 등 다양한 과제를 마주할 전망이다. 

◇ ‘CEO 세대교체’… 젊어진 조직으로 성장세 이어갈까 

올 연말 신한금융의 계열사 사장단 인사엔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신한금융은 지난 16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임기만료 예정인 자회사 CEO 10명 중 6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제주은행도 이날 인사로 CEO 교체가 결정된 곳 중 하나다.   

신한금융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서현주 행장의 후임으로 박우혁 전 신한은행 부행장을 발탁했다.

이 같은 인사 교체는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선 세대교체 가능성 등을 이유로 서 행장의 재연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왔다. 2018년 취임한 서 행장은 기본 임기를 마친 뒤 두 차례의 연임 전력이 있어 세대교체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는 1960년생으로 올해 만 61세다. 최근 금융권이 50대 중후반 임원들로 수장을 발탁하는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고 있어 연임이 불투명하게 전망돼왔다. 

또한 노동조합 측에서 서 행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그의 입지는 더욱 좁은 상황이었다. 노조는 서 행장이 앞에서는 노사상생 협약을 해 놓고 뒤로는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그의 재선임을 반대한 바 있다.  

내년 경영 바통을 이어받게 될 박우혁 행장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올해 만 58세다. 1989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그는 시너지영업추진실 부실장, 개인영업추진부 부부장을 거쳐 캐나다신한은행 법인장, 아메리카신한은행 법인장을 지낸 바 있다. 이후 신한은행 연금사업본부장, 외환사업본부장, 커뮤니티추진본부장, 경영지원그룹장(부행장보),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S0)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박 내정자의 마주한 과제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변화하는 금융환경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한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를 마주하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디지털 플랫폼 강화 및 업무프로세스 개선 등이 주요 과제로 거론됐다.  

◇ 디지털 플랫폼 강화·노사 화합 등 과제 산적 

제주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J뱅크’와 비금융플랫폼 ‘제주지니’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금융 수요가 커진 만큼 모바일뱅킹 앱 상품 및 프로세스 강화에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지니’ 역시 공익적 측면과 소상공인 고객 관리 차원에서 중요한 플랫폼이다. 제주지니는 제주은행이 2018년 7월부터 운영해온 제주지역 기반 특화 디지털 플랫폼으로 제주 맛집·관광지·특산물 등을 관광객들에게 추천해주는 공익형 모바일 앱(APP) 서비스다. 제주은행은 제주 내 소상공인 지원을 용도로 해당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주은행은 23일 ‘제주지니’의 디지털플랫폼을 전면 개편했다고 밝히는 등 해당 플랫폼 강화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분위기다.

박 내정자는 지난해까지 신한은행 내에서 디지털개인부문장(부행장)을 역임한 뒤 퇴임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대고객 관리 및 마케팅 등의 업무에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사 관계 재정립도 숙제로 지목된다. 노조는 서 행장 재임 기간 동안 노사 관계가 파탄이 났다며 사측과 각을 세웠다. 벌어진 노사 간 간극을 해소하고 협력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기업가치 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등 다양한 과제가 박 내정자를 기다리고 있다. 과연 제주은행이 새 수장 체제를 맞아 한 단계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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