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을 앞두고 '원팀 정비'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 이후 다시 만나 ‘원팀’ 재결속을 다졌다. 여기다 내년 1월에 탈당 인사들의 복당 신청을 일괄적으로 받기로 했고, 열린민주당과의 합당도 추진하기로 했다.

◇ 잠행 이낙연 드디어 등판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23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오찬 회동을 가졌다. 지금까지 이 전 대표는 낙선 인사 등을 위해 잠행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 10월 24일 경선 직후 찻집 회동, 11월 2일 선대위 출범식 이후 처음이다.

이 후보는 식당 방 안에서 이 전 대표를 맞으러 밖으로 나와 먼저 인사를 건네며 “대표님이 배려해주신 덕에 열심히 하고 있다. 제가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게 많아 대표님이 잘 보살펴 주시면 좋겠다. 넘어야 할 산이 많으니 대표님이 많이 좀 업어주라”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고생 많다. 잘 보고 있다”고 화답했다.

1시간 20분 가량 회동을 마친 이 후보는 “존경하는 이낙연 전 대표께서 지금까지도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해주셨다”며 “이제는 본격적으로 필요한 조직에 직접 참여하시고 차기 민주 정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은데 많이 채워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역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국가와 비전 통합위원회를 만들어 이 후보와 제가 공동위원장으로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동 발표한 합의문에서 언급된 ‘국가와 비전 통합위원회(비전위)’는 이르면 다음 주 초 구성될 예정이다. 양자 회동에 배석한 윤영찬 의원과 오영훈 의원은 경선 전후 갈등을 회복하기 위한 실효적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전위는 선대위와는 독자적인 위원회로 코로나19 극복, 양극화 완화와 복지국가 구현, 정치 개혁, 평화로운 한반도, 국민 대통합을 위한 시대적 아젠다를 발굴하고 이를 차기 민주 정부의 구체적 과제로 추진하게 될 예정이다.

◇ 국민의힘 당 내홍과 대비

이 전 대표의 등판이 이날로 정해진 데 대해 오 의원은 “이 전 대표는 지지자 격려를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모임을 한 것으로 안다. 최근에 그 일정이 끝나서 오늘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고, 윤 의원은 “두 분 사이에 해가 가기 전에 한번 얼굴을 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국민에게도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리는 차원에서 짜가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 후보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측에서는 “이 후보가 이 전 대표의 그간 성원과 자문에 감사드리기 위해 오찬을 요청했다”며 “이 전 대표가 흔쾌히 응답해 오늘 회동하게 됐다”고 전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3일 라디오를 통해 “이낙연 전 대표가 나서지 않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계셨는데 그런 부분을 일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홍준표 전 국민의힘 후보는 정말 1일 1공격을 넘어서서 이제 포기하셨다. 어제 ‘이제 나도 모르겠다’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정치는 어쩔 수 없이 비교하는 것이니 이런 부분을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 주 중 민주당과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선언이 이어지면 ‘원팀’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오는 29~30일 열린민주당은 전 당원 투표 후 ‘합당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올해 내 통합 선언을 할 예정이다. 3석의 열린민주당과 합당이 성사되면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169석에서 172석이 된다.

아직까지 열린민주당이 제시한 ‘3선 초과 금지’ ‘열린 공천제’ 등에 대해 여전히 민주당 내에서 이견이 있고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여권 대통합의 기회를 놓치기 아깝다는 의견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이 후보가 앞서 호남 지역을 순회하면서 언급했던 ‘대사면’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내년 1월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 중앙당에 복당을 신청한 인사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전원 복당시키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해 국민의당으로 대거 이동한 인사들에게 복당 길이 열린 셈이다.

한편, 이 후보는 23일 저녁 열린 민주당 당원들과 만나는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박빙의 대선 경쟁을 대비해 민주개혁 진영의 정권 재창출과 개혁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 선대위가 연일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우리 선대위가 원팀의 기조를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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