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볼보가 지난해 국내 수입차시장 판매순위 4위를 꿰찼다. /볼보코리아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볼보가 지난해 국내 수입차시장 판매순위 4위를 꿰찼다. /볼보코리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볼보가 마침내 4위 진입에 성공했다. 독일차 브랜드가 점유해왔던 ‘TOP4’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매년 뜻 깊은 성과를 남기고 있는 볼보가 올해는 또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지 주목된다.

◇ 6위→5위→4위, ‘대세’로 떠오른 볼보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신규등록대수 자료에 따르면, 볼보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만5,053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메르세데스-벤츠(7만6,152대), BMW(6만5,669대), 아우디(2만5,615대)에 이은 4위의 성적이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TOP4’가 지니는 상징적 의미를 고려하면 볼보의 4위 등극은 엄청난 쾌거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줄곧 강세를 보여 온 독일차 브랜드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8년 연속 판매실적 순위 1~4위를 점유했다. 이러한 구도는 아우디·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휩싸이면서 2017년을 기해 깨졌지만, 2020년엔 독일차 브랜드 4사가 다시 1~4위를 거머쥔 바 있다.

그런데 이처럼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 ‘TOP4’에 볼보가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볼보는 폭스바겐을 불과 689대 차이로 제치며 이 같은 쾌거를 일궈냈다. 판매실적과 순위 모두 역대 최고기록이기도 하다.

사실 볼보는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수입차시장에서의 위상 및 존재감이 돋보이지 않았다. 수입차시장 전반의 성장세와 발맞춰 판매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긴 했지만,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얼마 전부터다. 볼보는 2017년 아우디·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추락하면서 10위권에 진입했고, 이듬해에도 10위 자리를 지켰다. 그런데 2019년 단숨에 6위로 껑충 뛰어오르더니 2020년엔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지난해에는 기세를 몰아 4위까지 집어삼킨 것이다.

이처럼 거침없는 행보의 배경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먼저 볼보 자체적 요인이다. 볼보는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최근 한국 시장 공략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아울러 유명인의 사고 소식으로 ‘안전한 차’라는 입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강화됐다.

두 번째는 경쟁 브랜드들의 부진이다. 한때 큰 위기를 겪었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최근 다시 상위권로 복귀했지만, 판매실적은 여전히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렉서스를 비롯한 일본차 브랜드들은 한일갈등에 따른 ‘일본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재규어·랜드로버·포드 등도 판매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대세’로 떠오른 볼보가 경쟁 브랜드로 향했던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볼보에겐 4위권 수성 및 연간 판매실적 2만대 돌파가 중대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볼보가 이 두 가지를 이뤄낸다면,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한 브랜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2022년, 볼보의 질주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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