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설립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쏘카가 올해 상장을 추진한다. /쏘카
2011년 설립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쏘카가 올해 상장을 추진한다. /쏘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카셰어링 업계를 선도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한편, 씁쓸한 실패를 맛보기도 했던 쏘카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한 2022년을 맞았다. 그동안 성장해온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고, 더 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상장이 추진되는 해다. 쏘카가 결코 쉽지만은 않을 상장을 무사히 마치고 성장가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유니콘으로 성장한 쏘카의 ‘명과 암’

쏘카는 2011년 100대의 차량으로 제주도에서 카셰어링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카셰어링은 필요한 시간만큼만 차량을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였다. 별도의 절차 없이 스마트폰 앱만 있으면 차량을 대여·반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장점이었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나 큰 틀에서 보면 ‘초단기 렌터카 사업’에 해당했지만, 기존의 렌터카 서비스와는 커다란 차별점이 존재했다.

이후 카셰어링 시장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확대됐고, 쏘카는 이를 주도하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차량 운영대수와 차량을 대여·반납하는 쏘카존, 그리고 가입회원 수 모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탁송·구독·차박용 차량대여 등 다양한 서비스가 확충됐다. 지난해 기준 쏘카가 운영 중인 차량대수는 1만8,000여대, 가입회원 수는 7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화려한 성공 이면엔 어두운 그늘도 존재했다. 쏘카는 일부 이용자들의 난폭한 비매너 운전으로 일반 운전자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됐고, 관리부실에 따른 문제도 꾸준히 드러냈다. 

무면허, 심지어 10대 청소년이 다른 사람의 명의로 차량을 대여한 뒤 사고를 내 사망에 이르는가 하면 쏘카 차량을 이용한 미성년자 납치·성폭행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미성년자 납치·성폭행 사건의 경우, 쏘카 측이 경찰에 협조하지 않아 피해를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상당한 파문을 일으켰다.

이밖에도 쏘카는 차량관리상의 문제, 사고 시 대응 문제, 약관상의 문제 등이 거듭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자회사 VCNC를 통해 선보였던 ‘타다’의 씁쓸한 실패 또한 빼놓을 수 없다. 2018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타다 베이직’은 이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스마트폰 앱으로 호출하면 목적지까지 이동시켜 주는 운송서비스였는데, 안락한 승합차와 높은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같은 ‘타다 베이직’의 서비스는 택시와 다를 것이 없었지만, 실제 구조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였다. ‘타다 베이직’을 이용하는 고객은 쏘카로부터 승합차를 초단기 렌트하며 타다로부터 운전기사를 알선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기존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을 샀고, 제도적 예외조항의 취지를 악용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타다는 극심한 갈등 및 혼란을 겪어야 했고, 소위 ‘타다 금지법’이라 불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20년 4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전면 종료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쏘카의 미래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타다는 쏘카가 카셰어링을 넘어 종합 모빌리티로 도약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쏘카는 화려한 성공 속에 각종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쏘카
쏘카는 화려한 성공 속에 각종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쏘카

◇ 상장 시동 건 쏘카… 더욱 무거워질 과제

이처럼 화려한 성공과 씁쓸한 실패를 모두 겪은 쏘카는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한 2022년 임인년(壬寅年)을 맞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최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접수했다. 해당 기업이 상장사로서 안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각종 제도 및 장치를 갖췄는지 평가하는 상장예비심사는 상장의 첫 관문이다. 즉, 쏘카가 마침내 상장의 시동을 건 셈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는 통상 2개월가량 소요된다. 심사를 통과하면 주식발행 규모를 정하고 공모가를 산정하는 등 보다 구체적인 사안들을 확정한 뒤 청약을 거쳐 상장을 완료하게 된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쏘카는 상반기 내에 상장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짧은 시간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성장한 쏘카는 이미 여러 차례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모빌리티 부문에서는 첫 유니콘 기업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하지만 상장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쏘카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탄탄한 사업기반을 갖춘 기업들도 상장 과정에서 고초를 치르거나 심지어 추진을 철회하기도 한다. 특히 공모가 적정성 여부 및 상장 이후 주가를 둘러싼 논란은 세간의 큰 관심을 받는 상장 추진 기업들 대부분이 피하기 어려운 문제다. 올해 상반기 ‘대어급’ 상장 추진 기업으로 꼽히는 쏘카 역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쏘카는 카셰어링을 넘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목적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용가능한 모든 수단을 쏘카를 통해 선보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하게 될 자금 등의 동력 역시 여기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쏘카는 탄탄한 동력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어깨 또한 한층 무거워지게 될 전망이다. 실적 및 성과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뿐 아니라 주가, 일반 주주, 배당 등 관리해야할 까다로운 사안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타다 사태’ 등에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데 미숙한 모습을 보인 바 있는 쏘카에게 더욱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향하는 쏘카 앞엔 기존의 카셰어링 업계와 달리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도사리고 있다. 쏘카 입장에선 상장사로서 무거운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치열한 경쟁 또한 이겨내야 하는 까다로운 과제가 예상된다.

중대한 변화의 해가 될 2022년, 쏘카의 질주는 계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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